ADVERTISEMENT

뉴스 인 뉴스<41> 내일 건국 60년, 중국의 권력구조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09면

신경진 중국연구소 연구원

20일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 주최 건국 60주년 기념 회의에 참석한 중국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 9인. 정치국 상무위원회는 중국의 최고 권력을 분야별로 나눠 분점한다. 왼쪽로부터 저우융캉, 리커창, 리창춘, 원자바오, 후진타오 주석, 우방궈, 자칭린, 시진핑, 허궈창. [중앙포토]

중국공산당 넘버 1부터 9까지 상무위원…최고 권력층

“중국의 각 민족과 인민은 계속 중국 공산당의 지도 아래 마르크스·레닌주의와 마오쩌둥(毛澤東) 사상·덩샤오핑(鄧小平) 이론과 ‘3개 대표’ 중요 사상의 지도 아래, 인민민주주의 전제정치와 사회주의의 길, 개혁·개방 정책을 고수하고,…(중략) 중국을 부강하고 민주적이며 문명화된 사회주의 국가로 만들어 나가야 한다.”

중국 헌법 전문의 일부다. 1954년 첫 반포된 이래 2004년의 수정본에 이르기까지 ‘중국 공산당의 지도’란 문구는 절대 불변의 원칙이다. 중국에도 입법·사법·행정기관은 존재한다. 단 삼권분립의 원칙은 없다. 공산당이 군·행정·입법·사법기구 위에 군림하는 독특한 권력구조를 갖고 있다.

중국 공산당은 1921년 창당해 49년 새로운 나라를 세웠다. 마오쩌둥은 대장정 도중인 35년 준이(遵義)회의에서 당권을 장악한 이래 76년 사망할 때까지 41년 동안 절대 권력을 누렸다. 주석으로 불리던 공산당 최고 직위는 81년 6월 후야오방(胡耀邦) 때부터 총서기로 바뀌었다. 당의 최고 권력기관은 5년마다 열리는 전국대표대회다. 2007년 10월 15일부터 21일까지 열린 17기 당 대회에는 전국 당원 7336만 명(2007년 6월 기준, 2008년 말 기준 당원은 7593만 명) 가운데 대표 2213명이 베이징 인민대회당에 모였다. 이들은 중앙위원 후보 221명 가운데 204명을 선출하는 차액선거(후보자가 당선자보다 많은 선거)를 실시했다. 차액률은 8.3%로 16기 때보다 약 3% 높아졌다. 중국식 ‘민주’의 한 사례다.

그 밖에 후보 중앙위원 167명과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위원 127명을 선출했다. 중앙위원들은 1년에 1회 내지 2회 전체회의를 갖는다. 공산당 제17기 중앙위원회 제4차 전체회의(17기 4중전회)는 지난 15일부터 18일까지 개최됐다.

당의 일상 업무는 중앙정치국이 맡는다. 17기 중앙정치국원은 25명이다. 이들 중에서 9인의 상무위원회가 구성된다. 당 서열 9위까지의 상무위원들이 최고 권력을 분점한다. 중앙위 사무국 역할은 6명으로 구성된 중앙서기처가 담당한다. 당원의 태도와 기율을 감독하는 중앙기율검사위원회와 군부를 지휘하는 11인의 중앙군사위원회가 있다.

중국 공산당 조직은 성, 자치구, 현, 시 등 지방 단위에도 당위원회의 명칭으로 존재한다. 학교, 직장 등 거의 모든 조직에 372만 개의 당위원회가 거미줄처럼 뻗어 있다. 당 정책을 관철하는 세포조직 역할이 그들의 임무다.

공산당원이 되기 위해서는 18세 이상으로, 당원 2명의 추천과 당 기관의 심사와 비준이 필요하다. 지난해에만 1945만 명이 입당을 신청했다.

인민해방군 국군이라 부르지 않는 건 당의 군대이기 때문

중국의 군사 최고 권력기관은 중앙군사위원회다. 형식적으로는 공산당 중앙군사위원회와 국가 중앙군사위원회로 나뉜다. 멤버는 같다. 현행 헌법에 따르면 전국인민대표대회가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을 선출한다. 주석이 구성원 인선을 결정한다.

한국의 국방부와 같은 기관은 국무원 산하의 국방부다. 한국은 군대를 ‘국군’이라 부르지만 중국은 인민해방군으로 부른다. 당의 군대로 국가의 군대가 아니라는 의미다. ‘인민’을 ‘해방’시키는 ‘군’이라는 명칭이 보여주듯 공산당은 “권력은 총구에서 나온다”는 마오쩌둥의 말을 여전히 받들고 있다. 80년대 한때 인민해방군의 국군화가 추진됐으나 89년 천안문 사태로 당의 권력을 뒷받침하는 군의 위상은 더욱 강화됐다.

인민해방군은 중심에 총참모부와 당과의 연락을 담당하는 총정치부, 후방 지원을 맡는 총후근부(總後勤部)를 뒀다. 98년 총장비부(總裝備部)가 신설됐으며, 군 장비의 현대화와 연구개발을 담당한다. 지방 차원에선 베이징(北京)군구, 선양(瀋陽)군구, 난징(南京)군구, 지난(濟南)군구, 광저우(廣州)군구, 청두(成都)군구, 란저우(蘭州)군구 등 7대 군구와 그 아래 각 성 군구가 설치돼 있다. 80년대 덩샤오핑에 의한 100만 병력 감축 이래 꾸준히 병력 감축이 진행되고 있다. 한편 이라크 전쟁 이후 전 세계적으로 군의 기동력이 강조되자 지역 방위 중심의 7대 군구 체제를 폐지해 기동군 체제로 재편한다는 설이 제기되고 있다.

국무원 총리·부총리·국무위원으로 이뤄진 행정기구

중국의 최고 국가 행정기관은 국무원이다. 대표는 원자바오(溫家寶) 총리다. 국무원은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국회에 해당)의 집행기관이다. 전인대에 책임을 지며 활동을 보고한다. 산하에 부·위원회, 직속특설기구, 직속기구, 사무기구 등이 있다. 국무원 임기는 전인대와 동일하며 총리, 부총리, 국무위원은 3선이 금지돼 있다. 현행 헌법에 따르면 국무원 상무회의는 총리, 부총리, 국무위원과 국무원 비서장이 참석한다. 현행 국무위원은 82년 기구 개혁 때 13명의 부총리를 2명으로 줄이면서 해임된 부총리 가운데 9명을 국무위원으로 임명하면서 생겨난 직위다. 국무위원은 ▶각 부 부장 또는 위원회 주임을 겸할 수 있으며 ▶총리 또는 국무원 상무회의의 위탁을 받아 일정한 활동 및 특정 임무를 담당할 수 있으며 ▶국무원을 대표해 외교활동을 할 수 있다. 현재 국무원에는 리커창(李克强), 후이량위(回良玉), 장더장(張德江), 왕치산(王岐山) 등 네 명의 부총리와 류옌둥(劉延東), 량광례(梁光烈), 마카이(馬凱), 멍젠주(孟建柱), 다이빙궈(戴秉國) 등 다섯 명의 국무위원이 포진해 있다.

지방 행정기관은 인민정부라 부른다. 지방 성, 자치구, 현, 향, 진 등 각 레벨에 존재한다. 국가기관 근무자는 과거 ‘국가 간부’라 불렸으나 93년 ‘국가공무원잠정조례’가 공포된 이래 공개 시험에 의한 공무원 제도가 본격적으로 도입됐다. 또한 국무원 각 부서와 위원회에도 당조직(黨組)이 설치되 공산당 지도는 철저히 관철된다.

전국인민대표대회 2987명 모인 ‘헌법상’ 최고권력기관

전인대는 중국의 입법기구다. 헌법에 따르면 국가기관 중 최고 권력기관이다. 공산당 지도를 받는다. 서방 언론이 ‘고무 도장’이라고 부르는 이유다. 국내에서도 “유권자를 찾아 악수하고, 보고를 듣고 박수치고, 선거 표결에서 거수하고, 대회가 끝나면 손을 흔든다(揮手)”는 의미의 ‘사수대표(四手代表)’라 부른다. 전인대는 성, 직할시, 자치구 및 군대에서 선출한 대표로 구성된다. 임기는 5년이며 매년 3월 한 차례 대회를 연다. 정부 활동 보고, 법률 제정, 경제계획 보고, 예·결산 보고를 받는다. 2008년 3월 시작된 11기 전인대 대표는 총 2987명이다. 전인대는 또한 국가 주석과 부주석, 국무원 총리 선발권도 갖는다. 지난해 3월 후진타오(胡錦濤) 국가 주석은 찬성 2956, 반대 3, 기권 5표, 시진핑(習近平) 부주석은 찬성 2919, 반대 28, 기권 17표를 얻었다. 수장은 권력 서열 2위 우방궈(吳邦國) 상무위원장이다.

매년 3월 전인대에 앞서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가 열린다. 이는 46년 처음 탄생했다. 이후 신중국 건국 직전인 49년 9월 공산당에 협력하는 8개 민주당파가 모여 ‘연합정부’를 세우기 위한 (신)정협 1차 회의가 개최됐다. 건국 초 민주당파 출신이 부장(장관)에 임명되기도 했으나 57년 반우파 투쟁 이후 정권 참여 기회는 사라졌다. 권력 서열 4위 자칭린(賈慶林)이 주석으로 있는 현재 정협은 ‘공산당 지도하의 다당 협력, 협상제’를 상징하는 사실상 유명무실한 기관에 불구하다.

사법기관 독립 보장 안되고 법치보다 ‘인치(人治)’ 강해

사법기관 역시 당의 지도를 받는다. 사법권의 독립은 기본적으로 없다. 한국의 대법원격인 최고인민법원 원장(장관급)은 전인대에서 선발된다. 지방 각 레벨의 인민법원(고급, 중급, 기층)은 각 인민대표대회에서 선발한다. 최근 ‘법에 의거해 나라를 다스린다(依法治國)’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아직 뿌리 깊은 ‘인치(人治)’ 전통은 여전히 완강하다.

자료

고쿠분 료세이(國分良成), 『中華人民共和國』 2006
21世紀中國總硏편, 『中國情報핸드북』 2009


뉴스 클립에 나온 내용은 조인스닷컴(www.joins.com)과 위키(wiki) 기반의 온라인 백과사전 ‘오픈토리’(www.opentory.com)에서 다시 볼 수 있습니다. 궁금한 점 있으세요? e-메일 기다립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