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창원과 여자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6면

신창원의 도피행각엔 언제나 여인들이 등장했고 검거 순간에도 예외가 아니었다.

매번 다방 여종업원이 申과 동거하며 은신처를 제공한 데 반해 이번엔 20대의 포장마차 여주인이 그의 곁에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녀는 申이 검거되기 한시간 전쯤 외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검거까지 그와 동거한 것으로 확인된 여성만 5명. 申은 97년 8월부터 3개월 동안 충남 천안시 목천면 H빌라에서 다방 종업원 全모 (32) 씨와 동거했다.

같은해 11월부터 2개월 가량은 경기도 평택시 신장동에서 姜모 (23) 씨와, 지난해 5월에는 경북 성주에서 신모 (24) 씨와 동거한 것으로 확인됐다.

올 들어 지난 6월엔 천안시 봉명동에서 보름 동안 동거했던 정모 (20) 씨가 추적 중이던 경찰관을 상대로 30여분 동안 시간을 끌며 만날 장소마저 반대로 얘기해 申이 검거망을 빠져나가는 데 결정적인 도움을 줬다.

반면 경북 성주에서는 그가 다른 여인과 동거한다는 사실을 안 朴모 (24) 씨가 배신감에 그를 경찰에 신고하기도 했다.

이처럼 申이 끊임없이 여성을 사귀고 탈주범이라는 사실이 드러난 후에도 이들로부터 도움을 받은 비결은 무엇일까.

경찰은 申이 건장한 체구에 최고급 승용차를 타고 다니며 훔친 돈을 물쓰듯 해 환심을 사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해 왔다.

도주때마다 여자를 바꾼 申이지만 도피행각에 이용하기 위해서만은 아닌 듯하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이런 申의 순정어린 행동과 베일 속에 싸인 신비감 등이 그의 주변에 여성들을 끊이지 않게 했다.

최민우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