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질환 30대 흉기 휘둘러 놀이터 어린이 살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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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30대가 놀이터에서 놀고 있는 어린 아이들을 흉기로 찔러 한 명이 숨지고 두 명이 중태에 빠졌다.

16일 오전 10시쯤 서울 중랑구 중화동 세화공원 어린이 놀이터에서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이지형 (李智亨.34.무직.서울 노원구 월계동) 씨가 조영은 (4.서울 중랑구 중화동) 군 등 세 명의 가슴 등을 흉기로 찔러 조군이 숨지고 강민석 (3.서울 중랑구 중화동) 군과 유효정 (3.여.서울 중랑구 중화동) 양이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으나 중태다.

놀이터 주변 건물 2층에서 사고를 목격한 주모 (72.여) 씨는 "아이들의 울음소리가 들려 내다보니 李씨가 아이들을 흉기로 찌르고 있었다" 고 말했다.

李씨는 범행 후 주변 사람들에게 자신을 경찰에 신고하라고 말하며 태연히 범행 현장에 앉아 있다 출동한 경찰에 붙잡혔다.

18세 때부터 정신질환을 앓아온 李씨는 경찰에서 "학창시절부터 누군가가 나를 괴롭혀 몸이 아프고 사는 게 힘들었다.

아파트에서 투신자살하려 했지만 무서워 뛰어내리지 못하고 아이들을 죽이면 사형선고를 받을 수 있을 것 같아 범행을 저질렀다" 고 말했다.

경찰 조사결과 李씨는 이날 자신의 모교인 서울 중랑구 M초등학교를 범행 장소로 정하고 흉기를 준비해 찾아갔으나 경비원에게 쫓겨나 실패하자 근처 놀이터로 가 범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李씨에 대해 살인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한편 李씨는 83년 국립서울정신병원에서 두달여 동안 입원한 뒤 3년 동안 약물치료를 받은 뒤 특별한 치료없이 방치돼 오다 상태가 악화된 지난달에서야 약물치료를 재개하는 등 정신질환자 관리에 허점을 드러냈다.

김성탁.김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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