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사아의 재도전] 중국 경제살리기 소비홍보 분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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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중국정부가 '소비는 미덕' 을 외치느라 목이 쉴 정도다.

어떻게 하면 구두쇠로 소문난 왕서방들, 즉 라오바이싱 (老百姓.일반인) 들의 전대 (錢袋) 를 끌러 돈을 시장으로 빼낼 수 있을까 묘안 짜기에 바쁘다.

경제성장을 위해서는 소비진작이 절실하다는 판단에서다.

"성장을 끌고가는 3두마차인 수출과 투자.소비 중 아시아 금융위기 여파로 수출과 투자가 부진하니 소비를 진작시켜 난국을 돌파하자는 것이지요. " 중국 무역당국의 양수더 (楊樹德) 국장의 설명은 명쾌하다.

그러나 상황이 당국의 생각대로 가는 건 아니다.

베이징 금융계는 상반기 동안 1백억위안의 대부금을 준비했지만 왕서방들이 빌려간 돈은 고작 2억위안.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개인 호주머니를 죄고 있는 탓이다.

정부의 복지축소가 가장 큰 원인이다.

개혁이 심화되면서 정부가 더 이상 밥그릇을 챙겨주지 않는 조치들이 잇따른다.

교육비도 제 돈으로 내야 되고, 집도 시장에서 사야 하며, 병이 나도 공비 (公費)치료제도가 무너져 부담이 많아졌다.

노후대책도 자신이 마련해야 한다.

그 결과 은행돈을 갖다 쓰기는 커녕, 지난해 8천억위안의 예금이 늘더니 올들어 5월까지 또 5천억위안의 개인예금이 증가했다.

사태가 이쯤되자 주룽지 (朱鎔基) 총리는 공무원들 월급을 올리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임금을 올려 미래에 대한 불안을 덜어주고 소비를 늘려보자는 것이다.

또 9억 인구가 포진한 농촌을 적극 공략, 농촌소비를 새로운 소비 성장점으로 삼자는 전략도 구체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베이징 = 유상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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