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인사위 정부 부처간 '낙하산인사'에 제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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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중앙인사위원회가 정부 부처간에 관행적으로 행해지던 '낙하산 인사' 에 제동을 걸었다.

11일 대통령 직속기구인 중앙인사위 (위원장 金光雄)에 따르면 지난 7일 주례 회의를 열고 공석 중인 조달청 차장 (1급)에 재정경제부가 1순위로 추천한 재경부 金모 국장 (2급) 대신 2순위 추천자인 이정두 (李正斗.58.2급) 서울조달청장을 승진 임명토록 결정했다.

지난 5월 출범한 중앙인사위가 부처에서 추천한 1순위 후보를 제치고 2순위자를 임용토록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앙인사위 최석충 (崔錫忠) 사무처장은 "정책적 직위인 청장과 달리 차장은 조직의 내부결속과 직원 통솔력을 갖춰야 하는 만큼 조직 사정을 잘 아는 전문관료라야 한다" 며 "金국장이 비록 재경부에서 조달업무와 관련된 업무를 하고 있지만 조달청에서 근무해 보지 않아 내부 조직이나 구성원에 대해 아는 것이 없다고 판단, 탈락시켰다" 고 밝혔다.

재경부는 중앙인사위의 제동에 대해 재심의를 요청할 수는 있으나 이번 결정을 이의없이 받아들일 것으로 알려졌다.

중앙인사위는 이와 함께 보건복지부가 올린 보직대기 중인 모 부이사관의 승진안을 "직위가 없는 상태에서 수평이동식 임용 대상은 될 수 있으나 승진심사 대상은 안된다" 며 부결시켰으며, 재경부 세무대학장 임용안 등 3개 부처 4개 직위에 대해선 적임자임을 입증하는 자료가 미흡하다는 이유로 보류했다.

중앙인사위는 출범 이후 지금까지 3급 이상 1백37명에 대한 인사안을 심사, 조달청 차장 임명건을 수정의결한 것 외에 3건을 부결하고 13건을 보류하는 등 모두 17건 (12.4%)에 대해 제동을 걸었다.

김기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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