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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는 영화정보 보물창고…채널별 다양한 프로 마련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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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6면

'TV를 보면 영화가 보인다. ' 주말 안방 영화를 말하는 게 아니다. 80년대 후반 들어 불어 닥치기 시작한 영상문화 붐. '영상세대' 로 불리는 젊은 세대는 물론이고 좀처럼 영화관을 찾지 않던 기성세대까지 겨냥한 영화 정보 프로그램이 TV채널마다 빠짐없이 들어 있다. 꼼꼼히 살펴보면 취향에 따라, 식성에 따라 원하는 메뉴를 다양하게 선택할 수 있다. 채널마다 개성이 뚜렷하기 때문이다.

먼저 눈에 띄는 건 EBS의 '시네마 천국' (금요일 밤10시) .수준이 높아 매니어들이 즐기는 프로다. 영화를 단지 즐기는 대상이 아니라 분석하고 의미를 찾는 '텍스트' 로 보고 싶은 시청자라면 꼭 한번 들를 만하다. 또 진행자인 여균동 영화감독이 덧붙이는 현장감 있는 멘트도 생동감을 더한다.

게다가 아이템도 다채롭다. 매달 첫째 주는 할리우드 영화를 비롯한 영화계의 최근 경향을 분석한다.

'블록버스터, 세계 영화의 점령자?' 등의 부제에서 알 수 있듯 흥미 위주가 아닌 영화 산업적 측면에서 접근해 할리우드의 상업적 전술을 다각도로 분석한다.

둘째 주는 공중파 방송에서 거의 다루어지지 않았던 20세기 명감독을 찾아 소개한다. 또 셋째 주에는 한국영화에 대한 사회학적 접근을 시도하고 마지막 주에는 단편영화를 다룬다.

이에 비하면 MBC의 '출발!비디오 여행' (일요일 오후12시10분) 은 좀 더 대중적이다. 눈높이를 조금 낮춘 대신 재미를 가미했다.

93년 TV에서 처음 영화정보프로를 선보였던 '비디오 산책' 의 후신인 만큼 아기자기한 노하우가 있다. 연출을 맡은 김태욱 PD는 "오락과 교양을 접목시키는 것이 최대의 목표" 라고 말한다. 쉽게 접근하면서 분석적으로 보여준다는 얘기다.

한편 KBS2의 '시네마 데이트' (일 오전8시40분) 는 이보다 더 가볍다. "일요일 아침이라 어렵고 무거운 영화보다 경쾌한 영화를 주로 택한다" 는게 박윤혁 PD의 설명. 코미디 영화나 액션영화가 많이 등장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개그맨 표인봉이 진행하는 코너 '테마극장' 과 '이 영화를 잡아라' 등은 주요 장면들을 간추려 '다이제스트' 영화를 보여주는 식이다.

또 SBS의 '접속!무비월드' (월 저녁7시15분) 는 영화 촬영현장 이야기를 많이 담는다. 한국영화에 대한 애정이 돋보이는 대목이기도 하다. 하지만 전개방식은 연예오락프로의 포맷을 빌려왔다. 스타가 출연해 기억에 남는 영화를 소개하는 '스타 대 영화' 뿐 아니라 '캐릭터 인터뷰' 코너 등 전반적으로 '스타' 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외에도 케이블 채널을 통해 다양한 영화관련 프로를 만날수 있다.

백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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