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MB 귀국 특별기서 ‘만세 삼창’ 한 까닭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1면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의 내년 한국 개최를 확정하고 돌아오는 26일 아시아나항공 대통령 특별기. 피츠버그 공항을 이륙한 지 한 시간여 만에 이명박 대통령이 수행원들을 특별기 1층 앞쪽 회의실로 불렀다.

사공일 G20기획조정위원장,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과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 김성환 외교안보수석, 이동관 홍보수석, 김인종 경호처장, 특별수행원인 어윤대 국가브랜드위원장, 김상협 미래비전비서관, 안호영 외교통상부 통상교섭 조정관이 모였다. “모두 수고하셨다”는 이 대통령의 말에 참석자들은 서로 축하의 인사를 건넸다. G20 한국 개최 활동을 총괄했던 사공 위원장은 “1907년 헤이그 평화회의에 파견된 이준 열사가 회의장에도 못 들어가 보고 분사했지만, 100여 년 뒤 우리는 G20을 유치했습니다. 이렇게 기쁜 날 만세라도 불러야 하지 않겠습니까”라고 제안했다.

이 대통령과 참석자들은 모두 일어나 만세 삼창을 했다. 한 참모는 “만세를 부르는 이 대통령의 표정에서 그동안의 마음고생을 읽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기자들에게 “총성 없는 전쟁터에서 돌아온 기분”이라고까지 토로할 정도였다. 그만큼 G20 한국 개최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던 때문이다. 이 대통령은 만세 삼창을 한 뒤 “개최하는 것보다 잘 개최하는 게 훨씬 더 중요하다. 의제는 물론 국제회의장의 자리 배치 등 세심한 부분까지 신경을 써서 반드시 성공적으로 개최하자”고 독려했다. 참석자들은 맥주로 건배를 했고, 특별기의 조촐한 자축 파티는 막을 내렸다.

이 대통령은 27일 참모들에게 “G20 정상회의 개최는 선진국 진입의 좋은 계기”라며 “정치와 경제, 법질서와 시민의식 등에서 국격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도록 다각적인 조치를 세워야 한다”고도 지시했다. 윤증현 장관도 26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의 G20 회의 개최에 대해 “선진국과 신흥국 간 가교 역할에 제일 적임이라고 평가받은 결과”라면서 “세계사의 질서와 규칙 수립(rule setting)의 주역이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렬·서승욱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