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지나치면 배 아플 프로그래머 ‘강추’ 영화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39면

올 부산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된 장진 감독의 ‘굿모닝 프레지던트’.


아시아 최고의 영화제로 성장해온 부산국제영화제가 10월 8~16일 부산시내 6개 극장에서 14회째 행사를 치른다. 올해에는 총 70개국 355편이 상영된다. 역대 최대 규모다. 세계 영화계의 흐름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다. 대중에 인기가 높았던 각국 흥행작은 물론 인간과 사회를 성찰한 예술영화가 대기하고 있다. 인터넷 예매도 23일 시작돼 시네필의 관심이 한층 고조된 상태다.

부산영화제는 말 그대로 ‘영화 뷔페’다. 장편·단편·다큐멘터리·애니 등 각기 취향에 따라 입에 맞는 작품을 고를 수 있다. 핸드 프린팅, 감독과의 만남, 각종 회고전·세미나 등 부대행사도 영화제 내내 진행된다. 특히 올해에는 타지키스탄·이라크·방글라데시 등 아시아 영화 ‘소외지역’의 수작은 물론 그간 우리가 쉽게 접할 수 없었던 아프리카 지역의 화제작도 초청, 영화 선택의 폭이 더욱 넓어졌다. 개막작은 ‘굿모닝 프레지던트’(한국, 장진 감독), 폐막작은 ‘바람의 소리’(중국, 첸 쿠오푸·가오 췬수)가 각각 선정됐다.

다음은 부산영화제 프로그래머들이 강력 추천하는 ‘머스트 시(Must See)’ 목록이다. 상영일정, 예매방법 등은 영화제 홈페이지(www.piff.org) 참고.

◆페어 러브(한국, 신연식 감독)=50대 노총각과 20대 여대생의 경쾌한 로맨스. 국민배우 안성기의 귀여운 연기 관람이 포인트.

◆나는 곤경에 처했다(한국, 소상민)= 보기 드문 초절정 연애담. 연애란, 또 삶이란 곤경에 처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우악스럽게 보여준다.

◆도쿄 택시(한국, 김태식)=도쿄에서 서울로 가기 위해 선택한 교통수단이 택시라면…. 비행기 타는 것을 두려워하는 밴드의 리드싱어가 주인공이다.

◆바람(한국, 이성한)=폭력조직에 들어간 부산의 한 고등학생을 통해 폭력의 일상성을 잔잔하게 따라간다. 성장의 통속성을 짚어본다.

◆뭘 또 그렇게까지(한국, 전계수)=일면 홍상수 감독의 분위기가 느껴진다. 한 화가와 그를 따르는 여대생의 미묘한 관계.

◆눈물의 왕자(대만, 욘판)=1950년대 대만 ‘백색테러’(공산주의자에 대한 소탕작전)에서 억울하게 죽은 아버지와 남겨진 아내, 그리고 두 딸의 얘기.

◆판결(중국, 리우지에)=사형수와 그의 결백을 주장하는 판사, 사형수의 신장을 이식 받으려는 중년의 부자, 이들의 관계는 인간의 존엄성에 대해 의문을 던진다.

◆난 몰라요(일본, 고바야시 마사히로)=일본 아웃사이더 독립영화 감독의 신작. 세상에 홀로 버려진 청소년의 이야기가 사실적이다.

◆14캐럿(이란, 파르비즈 샤흐바지)= ‘불안한 심리’ 때문에 스스로 파멸해가는 인간 이야기. 구성이 놀랍도록 탄탄하다.

◆바닷가 천사(벨기에, 프레데릭 뒤몽)=올해 체코 ‘카를로비바리영화제’ 대상 수상작. 모로코의 이국 풍경을 배경으로 아버지에 대한 아들의 사랑을 풀어놓는다.

◆팔레스타인(이스라엘, 엘리아 술레이만)=부모에 대한 기억과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이스라엘 거주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삶을 다룬 수작.

◆레바논(이스라엘, 사뮤엘 마오즈)=올 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 수상작. 레바논 전쟁이 배경이다. 탱크 속에 들어가 사투 벌이는 인물을 보여주는 방식이 혁신적이다.

◆백색공간(이탈리아, 프란체스카 코멘치니)=계획에 없던 아이를 임신한 이혼녀가 마주하게 되는 삶은 어떤 것일까. 심리묘사가 섬세하다.

◆수정 깃털의 새(이탈리아, 다리오 아르젠토)=이탈리아 감독 아르젠토의 이름을 전세계에 알린 흥행작. 로마에서 일어난 살인사건을 다룬 미스터리다.

◆Z(그리스, 코스타 가브라스)=1970년대 정치영화의 흐름을 만들었던 고전명작. 그리스 출신의 거장 가브라스의 얼굴 같은 작품이다.

박정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