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한강 상류 산업폐기물 방치…장마철 상수원 오염 비상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6면

2일 오전 11시 경기도 동두천시 상패동 1065 폭 20m의 소하천 변. 하천과 맞닿은 농지 5천여평에는 검붉은 염색 및 피혁 산업폐기물 찌꺼기가 1m 높이로 깔려 있다.

코를 찌르는 악취가 진동한다.

폐기물 더미에서는 거품이 일며 침출수가 흘러나와 하천과 주변 농지로 흘러들고 있다.

먹물을 풀어놓은 듯 검게 오염된 이 하천 하류 2㎞ 지점에는 파주시 주민들의 상수원인 임진강의 상류 신천이 자리잡고 있다.

농민 金모 (56) 씨는 "비가 조금만 내려도 산업폐기물 더미에서 검은 침출수가 냇물처럼 하천으로 흘러든다" 고 말했다.

이곳에 쌓인 5천여t의 찌꺼기는 산업폐기물 처리업체인 D산업의 도산으로 지난해 7월 이후 방치되고 있다.

농업과학기술원 권순익 (權淳益.34) 농업연구사는 "피혁.염색 슬러지에는 중금속 성분이 포함된 경우가 많아 하천과 토양을 장기간에 걸쳐 오염시킬 우려가 높다" 고 지적했다.

동두천시 관계자는 "2억원에 이르는 처리비용을 감당할 재원이 없어 속수무책" 이라고 말했다.

경기도 북부출장소에 따르면 이곳 외에도 경기 북부지역 하천 주변에는 각종 산업폐기물 1만5천4백10t이 3개 업체의 도산으로 방치되고 있다.

지난 96년 부도로 문을 닫은 남양주시 와부읍 월문리의 폐지 재활용업체 S제지. 폐지와 폐합성수지 등 1만5천여t의 폐기물이 월문천과 맞닿은 제방위 5천여평에 3~4m 높이로 쌓인 채 4년째 방치되고 있다.

이곳은 수도권 주민들의 식수원인 한강에서 불과 1.5㎞ 거리다.

경기개발연구원 이정임 (李淨任.35.여.환경공학 박사) 연구위원은 "국세와 지방세의 조세비율 (8대2)에 맞춰 부도사업장 폐기물 처리비용의 80%는 국가에서 지원할 수 있도록 폐기물 관리법을 시급히 개정해야 한다" 고 말했다.

동두천.남양주 = 전익진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