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로원사는 79세 손성찬씨 평생 모은돈 고향고교 기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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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79세 할머니가 홀몸으로 40년간 삯바느질.보따리 장사로 모은 5억원의 값진 돈을 고향의 한 시골 고교에 장학금으로 내놓았다.

경기도 여주군 강천면의 실버타운 (유료 양로원) '파티마 성모의 집' 에서 살고 있는 손성찬 (孫聖燦.79) 할머니는 2일 고향인 평창군 평창읍 평창고교 (교장 李承福)에 장학기금 기증서를 전달했다.

농사일을 하던 부모의 3남3녀중 막내로 태어난 孫씨는 평창보통학교 3년을 중퇴한 후 충북 제천으로 시집갔으나 자식을 낳지 못해 결혼 12년만에 남편과 헤어졌다.

孫씨는 그 뒤 단신 상경, 서울 청량리에 3평짜리 단칸방을 얻고 동대문.남대문시장에서 주문을 받아 삯바느질을 시작했다.

이렇게 장사 밑천을 마련한 孫씨는 전국을 누비며 보따리 비단장사를 하며 돈을 모았다.

"청량리 단칸방 시절 밥굶은 때가 많았다" 는 孫씨는 평생 택시를 한번도 타지 않을 정도로 근검한 생활을 고집해 왔다.

孫씨는 그동안 수차례에 걸쳐 무의탁 노인과 결식아동 등을 위해 3천만원을 익명으로 기탁한 적도 있다.

또 75년에는 현재의 서울 롯데월드 뒤쪽 잠실 제2노인정 건립기금으로 1천2백만원을 내놓는 등 불우이웃돕기에 남다른 열정을 가져왔다.

평창 = 홍창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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