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신의 감동' 남긴 래프팅 강사 삼총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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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그들은 어린이들에게 래프팅을 가르친 게 아니라 인간사랑을 가르쳤다' - . 채덕윤 (蔡德允.26.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조원동). 박지현 (朴智炫.23.여.성신여대 사회체육4. 경기도 시흥시 대양동). 서태용 (徐太鎔.21.서울 관악구 신림동) 씨.

한 이벤트사 소속인 이들은 화재가 발생한 전날인 지난달 28일부터 씨랜드 청소년 수련의 집에서 수련회를 가진 경기도 마도초등학교 학생들에게 래프팅 등을 가르치고 있었다.

그러나 진화가 된 뒤 이들은 희생자가 많았던 3층에서 주검으로 발견됐다.

소방조사단은 "이들 가운데 1명은 303호의 무너진 지붕에 깔리고 2명은 306호에서 유독가스에 질식돼 숨진 것 같다" 고 추정했다.

오산소방서 공병의 (孔炳宜.56) 서장도 "처음 시신의 형태를 봤을 때 어린이들을 구해내기 위해 동분서주하다 스티로폼에서 뿜어져 나오는 유독가스에 질식돼 쓰러진 뒤 불에 탄 것 같다" 고 말했다.

덕윤씨의 아버지 채춘수 (蔡春秀.52.건축업) 씨는 "사고 현장에서 아들의 행방을 수소문해보니 사고 직후 밖으로 나왔다가 다시 들어가는 것을 봤다고들 했다" 며 말을 잇지 못했다.

평소 '한국 최고의 래프팅 강사가 되겠다' 며 꿈을 키워 온 蔡씨는 어려서부터 의협심이 강하고 친구가 많았다고 한다.

지현씨는 사고 하루 전인 지난달 28일 올해 육군대령으로 예편한 아버지 박진성 (朴進成.52) 씨에게 월급을 탔다며 용돈으로 10만원을 쥐어 주고 다시 씨랜드에 갔었다고 한다.

진성씨는 "지현이가 학비도 자신이 벌고 유학준비를 한다며 휴학하고 아르바이트를 했다" 며 "효심과 공부 욕심이 생명을 앗아갔다" 며 눈시울을 붉혔다.

徐씨의 누나 미숙씨는 "태용이는 다른 사람을 구하다 죽고도 남을 만큼 착한 애" 라며 울먹였다.

화성 = 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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