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브리핑] 출판/ 인터넷이 서점을 위협한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5면

올 상반기 출판시장은 IMF라는 복병을 만난 지난 해보다 더 어려웠고 하반기에도 크게 나아질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올 들어 전반적인 경기는 상승 기미를 보이듯 하나 대부분의 출판사 매출은 오히려 줄었고 출판 환경도 점차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 예로 베스트 셀러의 판매량을 들 수 있다.

교보.영풍 등 대형서점의 집계를 종합해 보면 상반기 가장 많이 팔린 책은 이케하라 마모루의 '맞아죽을 각오를 하고 쓴 한국인 비판' (중앙M&B) 과 오토다케 히로타다의 '오체불만족' (창해) . '맞아죽을…' 이 30만부, '오체…' 이 20만부정도 판매됐다.

매년 한 해 동안 1백만부를 넘거나 그 수준에 이르렀던 베스트셀러가 나왔던 점을 감안하면 판매량이 크게 못 미친다.

실제 이처럼 출판시장의 불황이 아니라면 2배이상은 팔렸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 또 교육개혁 등의 여파로 참고서시장이 크게 줄어든 것과 문닫는 소형서점들이 속출하고 있는 것 등도 출판시장의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다국적 기업인 베텔스만 북클럽이 12월 국내시장에 본격 진출하는 것도 출판계의 관심거리다.

1천만달러의 자본을 투자할 계획이라는 베텔스만은 국내서점의 시장을 잠식할 우려가 있고 할인판매로 인한 도서정가제 파괴가 예상돼 출판시장에 적잖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최근 급부상하고 있는 인터넷서점은 앞으로 더욱 활발해질 전망이다.

97년 종로서점이 인터넷서점을 개설한 후 영풍.교보문고가 잇달아 인터넷서점을 열었고 최근에는 '부꾸' '북파크' 등이 가세해 현재 본격적으로 운영중인 인터넷 서점은 10곳 정도.

여기다 8월께 한국출판인회의가 만드는 인터넷서점 '북토피아' 가 개설될 예정이고 다음달에는 20만종의 책을 갖춘 인터넷서점 '알라딘' 이 문을 열게돼 인터넷서점의 경쟁은 더욱 후끈 달아오를 것으로 보인다.

교보문고 인터넷서점의 경우 회원 25만명 중 75%가 전화 대신 인터넷을 이용하고 있으며 매출액도 하루 2천만원으로 지난해에 비해 3배정도 급상승해 인터넷서점의 미래를 가늠케 한다.

지난 4월쯤 정부에서 참고서 등 일부 출판물에 대한 도서정가제를 적용치 않겠다는 얘기가 흘러나온 후 핫이슈로 떠올랐던 것이 도서정가제 논쟁. 최근 정부에서 이를 2002년까지 유예한다는 입장을 밝혀 이 문제는 일단락 됐지만 대형할인점 등을 통해 여전히 할인판매가 이뤄지고 있어 출판계가 골머리를 앓고 있다.

출판계의 행사로는 99서울국제도서전이 지난 6월1일부터 6일간 한국종합전시장 태평양관에서 열려 관심을 모았고 창립 20돌을 맞은 김영사가 이화여대에서 문화공연을 겸한 창립기념회를 가져 눈길을 끌었다.

신용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