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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양 의학 '접속' 시도 -아산복지재단 심포지엄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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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서양의학과 한의학의 권위자들이 대거 참여해 동양의학과 서양의학의 접점을 모색해보는 자리가 마련된다.

아산사회복지사업재단 주최로 7월1일 오전10시 호텔 롯데 크리스털 볼룸에서 열리는 '동서의학의 만남과 삶의 질' 심포지엄이 바로 그 자리. 미리 배포된 심포지엄 자료에 따르면 동서양 의학의 차이는 서양의학이 질환 중심인데 비해 동양의학은 증상 중심이라는 것. 이는 분석적.추상적.객관적인 서양철학과 종합적.구체적.주관적인 동양철학의 차이에서 비롯된 것으로 참가자들은 보고 있다.

참가자들은 이 때문에 지금까지 한의학계와 서양의학계가 서로 반목해왔다는 데 인식을 같이 하고 구체적인 연구성과나 분석방법을 공유하는 것은 물론 이런 철학적인 차이를 극복하려는 시도도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최서형 (崔栖瀅) 하나한방병원장은 "두 의학에 관한한 우열을 가리겠다는 생각은 대단히 무의미하고 부질없는 일" 이라며 한국이 동.서양의학이 학문적으로 잘 갖춰진 유일한 곳이라 할 수 있어 한의학과 서양의학이 훌륭하게 접목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본다.

민병일 (閔丙一) 경희대의대 교수는 "침 (針) 이 다수의 질환에 효과가 있다는 사실이 과학적으로 입증됐고 한약성분에서 많은 신약이 개발되는 등 동양의학이 서양의학을 보완한 사실이 많다" 고 말한다.

또 한약 에센스나 과립으로 만들어서 복용하기 쉽게 했고 한의학 연구방법을 과학화했으며 서양의학의 각종 진단기법이 한의학에서도 이용되는 등 서양의학이 동양의학에게 도움을 준 사례도 많다는 것.

이런 움직임에 대해 참석자들은 대체로 긍정적인 입장. "지금까지 기의 존재를 부정해온 서양의학이 그 존재를 점차 인정하고 있으며 동양의학도 서양의 분석적이고 물질적인 개념을 충분히 수용하고 있어 앞으로 질병접근 방법은 더욱 다양해 질 것" 이라고 박찬국 (朴贊國) 경희대 한의학과 교수는 전망한다.

그러나 최근 시도되는 동.서양 의학의 접근방법을 놓고 우려하는 이도 있다.

정우열 (鄭遇悅) 원광대 한의학과 교수는 ^서양의학계에서 한의학의 접근을 대체의학 수준에서 시도하고 있는 점 ^동양의학계에서 신과학을 통해 한의학 이론을 해석하려는 시도 ^동양의학에 관심을 가지면서 '현대의학 무용론' 을 내세우는 극단적 경향은 어느 쪽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하는 아전인수격 통합이라고 주장한다.

鄭교수는 "분석과학적 접근으로 동양의학의 연구방법의 객관화를 시도하면서 동시에 과학방법으로 설명이 안되는 부분을 상대성 이론.양자론.시스템론 등 최근의 새로운 과학이론 방법으로 접근을 시도하자" 고 제안한다.

이 자리에서는 국가적 차원에서 국립대나 연구원에 특수대학원을 설치해 현대과학을 전공한 학자들이 한의학교육을 받은 후 한의학연구에 이바지 할 수 있게 하자는 교육제도 개선안도 모색될 예정. 이밖에 동.서 의학자가 두루 사용할 수 있는 통일된 학술용어의 제정도 논의된다.

최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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