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사에 맡긴 4대 구조조정기금 6개월 운용실적 실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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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경영난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지원을 위해 로스차일드 등 선진 외국사에 자금운용을 맡겨 지난해 출범한 서울.한강.아리랑.무궁화 등 4개 구조조정기금의 운용실적이 예상과 달리 극히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이들 4개 기금이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결산보고서에 따르면 모두 1조5천억원의 자금을 지난해 9월부터 지난 3월까지 6개월간 운용한 결과 당기 순이익은 4백85억원으로 연 평균수익률이 6.4% 정도에 불과했다.

또 1조6백억원에 달하는 운용자금을 연 3~7%의 이자를 받고 산업.기업은행 예금으로 단순 예치해놓고 있어 기금의 50% 이상을 유망 벤처기업 지원에 쓰겠다던 본래 취지도 무색해진 것으로 드러났다.

반면 로스차일드 등 외국 운용회사들은 계약에 따라 순자산의 0.8~0.95%를 수수료로 받게 돼 있어 지금까지 약 35억원을 운용보수로 챙겼다.

이와 관련, 금감원 관계자는 "고수익과 뛰어난 기업분석능력 등을 기대해 국내사의 참여를 원천 봉쇄하고 외국사에만 운용을 맡긴 결과치고는 실망스럽다" 며 "외국사들이 국내실정에 밝지 않은데다 안정된 수수료 수입만을 노려 지나치게 소극적인 투자로 일관하는 바람에 기대했던 벤처기업지원 효과도 미미했다" 고 지적했다.

한편 기금별로는 미국의 템플턴펀드가 운용을 맡은 무궁화펀드가 1백23억원의 이익을 내 연평균 7.4%로 가장 높은 수익률을 올렸으며, 미국의 SSB사가 운용한 아리랑펀드는 69억원, 연 평균 4%의 수익률을 기록해 가장 저조했다.

이정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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