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수첩] 경미사고.무사고 경력 길면 보험처리 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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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무사고 경력 9년차인 이은희 (38.주부.경기도양평군서종면) 씨는 며칠전 관공서에 가다가 앞차의 뒷부분을 들이받는 사고를 내고 말았다. 정비공장에서 견적을 뽑아보니 앞차가 40만원, 자신의 차가 30만원으로 모두 70만원의 수리비가 나왔다.

자동차를 운전하다가 사고를 냈을 경우 보험처리를 할 것인지 자비로 해결할 것인지 고민하게 된다. 피해액을 기준으로 어떤 이는 50만원 이상, 어떤 이는 1백만원 이상이면 보험처리하는 것이 금전적으로 유리하다고 한다.

그러나 어느쪽 말도 옳지 않다. 사고의 원인과 내용, 현재의 할인.할증률 등도 반영되므로 수백만원을 보험처리해도 보험료가 별로 오르지 않을 수도 있다.

이씨의 경우 보험에 가입하고 9년동안 무사고였기 때문에 할인률이 최고치인 40%로 떨어져 있어 1년보험료가 19만원정도. 사고 피해액 70만원을 보험으로 처리할 경우 보험료가 5%인상된 상태로 3년간 고정되고 이후부터는 다시 최고할인율인 40%를 적용받게 된다.

따라서 이씨는 내년부터 2만3천7백50원씩 3년간 모두 7만1천2백50원만 추가 부담하면 되는 것. 결국 보험처리가 자비보다 10배정도 유리한 셈이다.

그러나 만일 이씨가 보험에 처음 가입한 경우라면 크게 달라진다. 다음번 보험 가입때부터 10년동안 모두 1백40여만원을 부담해야 한다. 그러나 이 금액도 70만원을 현금으로 지불했을 때 10년간의 이자를 감안하면 보험처리했을 때와 거의 동일한 1백40만원이 된다. 보험을 처음 가입했더라도 70만원까지는 보험처리해도 불리하지는 않다는 계산이다.

일반적으로 보험 가입 경력이 짧을수록 보험처리가 불리하지만 당장 현금이 없거나 빠른 시일안에 차를 처분할 계획이라면 보험으로 해결하는게 유리하다.

자동차사고 보험처리여부를 놓고 이해득실을 따지는 것은 간단하지 않다. 차사고가 발생하면 하찮은 피해라도 해당 보험 설계사나 보험에 관해 정확히 잘 아는 사람을 찾아 이모저모를 따져본 후 결정하는게 좋다.

유지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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