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이기범 주중참사 '북방한계선 문제 새회담서 토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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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베이징 = 유상철 특파원] 북한은 서해 교전의 불씨가 됐던 북방한계선 (NLL) 문제 해결과 관련, 이를 4자회담을 지칭하는 것으로 보이는 '한반도의 새 평화체제를 구축하는 회담' 에서 토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주재 북한대사관의 이기범 (李基範) 참사는 21일 해외 주요 5개사 언론을 초청, 기자회견을 개최한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

갑작스레 개최된 이날 회견에는 미국의 CNN과 중국관영 신화사 (新華社) 통신, 중국 CCTV, 일본 아사히 (朝日) 신문, 러시아의 이타르 - 타스 통신사 등 5개사가 초청을 받아 참석했다.

한국기자들은 물론 세계적 통신사들도 참석이 거절됐다.

李참사는 "NLL이 북.미간 체결된 협정으로 이번 남북한 차관급회담에서 토의되지 않을 것" 이라고 말하면서도 "서해사태와 관련, 우리의 입장을 분명히 밝힐 것" 이라고 해 북한이 이번 회담에서 서해사태를 쟁점화시켜 공세적 입장을 취할 것임을 시사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내용.

- 이번 차관급회담이 연기된 것인가.

"내가 대표단의 구성원이 아니라 뭐라 확실히 말할 수 없다. 그러나 이번 회담에서 우리는 서해사태와 관련해 우리의 입장을 분명히 밝힐 예정이다."

- 이번 남북회담에서 NLL문제가 토론될 것인가.

"NLL은 지난 53년 조.미간에 체결된 협정으로 서해 5도의 수역은 우리 영해에 속한다. NLL 문제는 조선반도에 새로운 평화체제를 구축하는 회담에서 토의할 수 있다."

한편 북한의 李참사는 기자회견에 앞서 '서해사태에 관한 북한의 입장' 을 성명서 형식으로 발표했다.

성명서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6월 4일부터 남조선 해군이 고의적으로 도발, 교전이 발생했으며 우리는 남조선에 막대한 피해를 안겼다. 10척이 넘는 남조선 군함이 격침됐다. 남조선 당국은 병사들 입을 막아 사실을 왜곡하고 있으며 또 전쟁을 획책하고 있다.

서해사태는 남조선이 책임을 져야하며 또 사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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