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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푸아뉴기니 비행기 사고로 숨진 '영풍' 직원 4명]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3면

"지난해 무극광업소 휴광으로 국내에서 끝나버린 금광 개발의 꿈을 해외에서 다시 이루려 했는데…. "

파푸아뉴기니 비행기 추락사고로 금맥 탐사 베테랑인 직원 4명을 잃은 영풍산업㈜ 직원들은 뜻밖의 사고 소식에 슬픔과 절망에 빠졌다.

영풍산업은 지난해 3월 금광인 충북 음성의 무극광업소를 휴광한 뒤 아프리카 말리와 남태평양 파푸아뉴기니의 광업권을 취득, 금광 개발의 꿈을 다시 키워가던 중이었다.

이를 위해 올 1, 2월에 최동환 (崔東煥.44) 현장 사무소장. 채근택 (蔡槿鐸.62) 조사담당 고문. 심형섭 (沈亨燮.29) 조사기사. 박태훈 (朴泰訓.30) 통역담당 등 4명을 차례로 파푸아뉴기니로 보냈다.

崔소장 등이 지질탐사를 했던 레이는 사금광산 지역으로 영풍산업이 사업성 검토를 위해 97년 5월 현지조사를 개략적으로 실시한 곳. 사업성을 확인한 뒤 영풍산업은 98년 5월 이곳의 광업권을 갖고 있는 마운트 쿠타 리소시즈㈜와 개발이익 배분 약정을 체결하고 지난 1월부터 본격적으로 개발에 들어갔다.

회사측은 "1차 탐사결과 금맥발견 가능성이 컸고 2차탐사를 실시하던 중이었다" 며 "崔소장 등은 이미 국내에서 여러번 금맥을 찾아낸 베테랑인데 이번에 사고를 당해 회사로서도 큰 손실" 이라고 말했다.

한편 회사측은 지난 17일 오후 외교통상부로부터 사고 소식을 접한 뒤 긴급회의를 열고 탑승자 가족에게 연락을 취하는 등 대책마련에 나섰다.

회사측은 윤병권 (尹炳權.39) 부사장을 본부장으로 사고수습대책본부를 차리고 18일 오전 김호익 (金鎬益) 총무담당 이사 등 직원 2명을 현지로 급파했다.

사고기 탑승자 가족들은 17일 오후 회사측으로부터 연락을 받은 뒤 급히 서울서초구반포동 영풍산업㈜ 본사로 찾아와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생존여부 등 정확한 사고소식을 기다리다 귀가했다.

崔소장의 가족들은 인천시남동구간석동 자택에서 고향 친지 10여명의 위로를 받으며 현지로 떠날 준비를 하고 있다.

부인 김명희 (44) 씨는 "다음달 귀국한다고 해서 기다리고 있었는데 무슨 날벼락이냐" 며 울음을 터뜨렸다.

남편의 사고소식에 충격받아 친정 어머니 집에 머물고 있는 沈씨의 부인 남은영 (30) 씨는 "8월에 첫 휴가를 받으면 아들 재오 (생후 6개월) 얼굴을 볼 수 있다며 좋아했는데…" 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이무영.김준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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