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초라한 '해금'…11안타 7실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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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기대했던 '코리안 특급' 박찬호 (LA 다저스) 의 컴백무대는 초라했다. 박은 18일 (이하 한국시간) 홈구장 다저스타디움에서 벌어진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의 경기에서 출장정지 이후 12일만에 마운드에 올랐으나 6과3분의1이닝 동안 홈런 2개를 포함, 11안타를 내주며 7실점해 패전투수가 됐다. 박은 시즌 4승4패를 기록했고 방어율은 5.26으로 높아졌다.

박은 머리를 짧게 깎았고 박을 포함한 다저스 선수들은 17일부터 모두 스타킹을 무릎까지 걷어올리는 '농군패션' 으로 심기일전의 의지를 표출했다.

그러나 박은 매회 주자를 내보내며 위기를 자초했고 좌타자.홈런.볼넷.홈구장 무승으로 이어지는 네가지 징크스를 떨치지 못했다. 박은 3, 5회 좌타자 브렌트 브라운에게 솔로홈런을 허용, 2 - 1로 끌려갔고 승부의 고비가 된 7회초 대량 실점하며 무너지고 말았다.

6회까지 94개의 투구수를 기록한 박은 1 - 2로 뒤진 6회말 대타로 교체되는 것이 정석이었으나 전날 불펜투수를 모두 소모한 팀의 투수사정상 타석에 들어섰고 7회초 수비까지 나섰다. 이게 대량 실점의 화근이 됐다.

투구수 1백개가 지나면서 현저히 구위가 떨어진 박은 7회초 선두 투수 크리스 벤슨에게 우전안타를 내준 뒤 볼넷.야수선택으로 만들어준 무사 만루에서 브라이언 자일스에게 우월 2루타, 1사후 제이슨 켄달에게 내야안타를 얻어맞고 3점을 내준 뒤 워렌 모리스에게 다시 볼넷을 내줘 1사 만루를 만들어주고는 마운드를 덕 벅틀러에게 넘겼다.

후속 벅틀러는 몸맞는공과 내야땅볼로 박찬호의 주자를 모두 홈인시켜 결국 박은 7회초에만 5실점을 떠안았다. 다저스는 파이어리츠 선발 벤슨의 구위에 눌려 타선이 불발, 3 - 8로 패했다.

박은 오는 23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홈경기에 다시 선발로 나설 예정이다.

이태일 기자, LA지사 = 김홍식 기자

[일문일답]

- 7회 갑작스럽게 난조를 보였는데.

"체력적으로는 괜찮았지만 매회 안타를 맞아 정신적으로 힘들었다. 내 자신이 실망스러워 더이상 던지고 싶지 않을 정도였다. "

- 또다시 홈런 때문에 어려운 경기를 했다.

"첫번째 홈런은 직구가 높았다. 실투였다. 두번째 홈런은 체인지업이 잘 들어갔는데도 얻어맞았다. "

- 승리에 대한 강박관념이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가.

"맞다. 나뿐 아니라 팀 전체가 수렁에 빠지는 느낌이다. 출전정지 징계 이후 첫 경기를 망쳤지만 다시 시작하는 기분으로 도전하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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