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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교전] 재계, 사태관망속"경협 예정대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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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업계와 재계는 이번 사태로 남북한 경협과 대외교역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촉각을 곤두세우면서 사태 추이와 정부 대응을 주시하고 있다. 당장은 남북 경협사업에 심각한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 일단 예정된 일정을 그대로 추진하는 등 관망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대외교역과 외국인의 투자유치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대책회의를 갖는 등 분주한 상태다.

◇ 국내기업 움직임 = 삼성전자 윤종용 (尹鍾龍) 사장을 대표로 한 삼성그룹 방북대표단의 북한방문은 15일 예정대로 이뤄졌다.

삼성은 이날 대표단 16명이 오후 12시20분 중국 베이징 (北京) 공항에서 평양행 북한 고려항공기에 탑승, 북한으로 들어갔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삼성 방북단은 서해안 교전소식을 듣고 한국 정부에 "방북해도 되는가" 라고 문의, "민간경협과는 무관한 일인 만큼 괜찮다" 는 허가를 받고 고려항공기에 탑승했다고 삼성측은 밝혔다.

현대 역시 16일 베이징에서 예정된 북한측과의 종합토론회를 계획대로 추진하기로 했다.

10년째 대북 교역사업을 해온 효원물산 김영일 사장은 "무력충돌로 사업이 지연될까 우려된다" 면서도 "전례를 감안할 때 경협과 교역은 큰 문제 없이 유지될 것으로 본다" 고 말했다.

그러나 한국무역협회 남북교역과 임병길 차장은 "최악의 경우 그나마 지지부진한 대북교역이 더욱 위축되고 북한 임가공업체의 납기이행 차질 등 부작용이 우려돼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고 말했다.

산업자원부와 한국전력측도 이날 "북한 신포지역에서 진행 중인 경수로 사업에는 별 영향이 없을 것" 이라고 밝혔다.

◇ 해외 건설업계 반응 = 당장 해외건설 수주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겠으나 사태가 악화되면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업계는 우려하고 있다.

해외건설협회 김대영 회장은 "남북이 함께 공사를 하는 곳이 없고 현재까지 해외현장에서 문제가 발생했다는 보고를 받지 못했으며 서해안 교전이 해외 수주에 바로 악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고 말했다.

그러나 金회장은 "사태가 악화되면 한국경제에 대한 불안감이 증가, 해외 수주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고 덧붙였다.

◇ 주한 외국기업 반응 = 주한미국상공회의소 (AMCHAM) 는 주한 미국대사관측으로부터 전달받은 '신변안전지침서' 를 회원사들에 배포하는 등 다소 긴박한 움직임을 보였다.

AMCHAM의 한 관계자는 "최근 남북 해빙 분위기에 맞춰 AMCHAM에서 대북 경제제재 해제 문제가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는 과정에서 이번 사태가 발생해 조금 당혹스럽다" 며 "대한 (對韓) 투자촉진설명회를 위해 방미 (訪美) 중인 회장단이 돌아오면 사태에 대해 종합적인 입장이 정리될 것" 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유럽기업의 대북 투자 탐색차 수차례 북한을 방문했던 자크 베사드 주한유럽연합 (EU) 상의 부회장은 "단기적으로는 외국인 투자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EU상의 대북 투자정책 등은 큰 변화가 없을 것" 이라고 설명했다.

김남중.표재용.김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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