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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쿠자 '도쿄 활극'…日정부 사무실 사용금지 명령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일본 경찰은 최근 폭력단 (야쿠자) 2개파의 수도권 사무실 5곳에 대한 사용금지 명령을 내렸다.

92년 '폭력단 대책법' 이 나온 이래 처음있는 강경조치다.

간사이 (關西)가 본거지인 야마구치구미 (山口組) 와 도쿄 (東京) 의 고쿠스이카이 (國粹會) 파는 지난 2일부터 이틀동안 상대방 사무실에 권총을 쏴대는 유혈충돌을 벌였다.

발포사건은 하루전 도쿄 신주쿠 (新宿)에서 일어난 고쿠스이카이 간부 (50) 의 피살이 발단. 화염병을 들고 야마구치구미 사무실을 습격하려다 되레 붙잡여 사살됐다.

이 간부는 신주쿠에서의 마약밀수 주도권을 놓고 야마구치구미 조직원과 마찰을 빚어온 것으로 전해진다.

2개파는 조직규모로는 비교가 안된다.

야마구치구미는 고베 (神戶).오사카 (大阪) 를 거점으로 1만8천3백명의 조직원을 거느린 최대 야쿠자. 반면 고쿠스이카이는 5백40명으로 구성된 중소 야쿠자로 수도권에 발을 붙이고 있다.

2개파의 대결 이면에는 야마구치구미의 도쿄 진출이 깔려 있다.

야마구치구미의 수도권 진출 첨병격인 호리마사연합 (요코하마시) 은 신주쿠 등지의 불법 성인비디오 유통망까지 손에 넣은 것으로 알려진다.

야마구치구미가 도쿄까지 야금야금 파고들자 고쿠스이카이는 생사를 건 '항전' 을 벌여왔다.

최근의 발포사건이 대등하게 펼쳐진 데는 수도권 다른 야쿠자의 '원호사격' 때문이라는 설도 있다.

야마구치구미의 문어발식 세력확장을 막기 위해서는 손을 맞잡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최대조직인 야마구치구미의 위세도 예전만 못하다.

97년 조직내 2인자 다쿠미 마사루 (宅見勝)가 살해된 뒤 후임자를 앉히지 못할 정도로 구심력을 잃고 있다.

고쿠스이카이를 굴복시키지 못한 데는 이런 집안사정 때문이라는 풀이도 있다.

도쿄 = 오영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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