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통령 '김前법무 바른 법조인으로 봤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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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김대중 (金大中) 대통령이 10일 김태정관 (觀) 을 피력했다. 국민회의 의원들을 청와대로 불러 만찬을 하면서다.

정권교체 후 왜 그를 계속 썼으며, 왜 논란 속에서도 또 법무부장관에 기용했고, 옷사건 와중에서도 왜 그를 지켰는가를 얘기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바른 법조인' 으로 봤기 때문이라고 金대통령은 말했다.

그렇게 보게 된 계기는 그가 지난 대통령 선거 당시 DJ 비자금 수사에 임하는 자세 때문이었다는 것이다.

金대통령은 이렇게 말했다. "당시 김태정 검찰총장이 선거 이후에 (DJ 비자금 문제를) 수사하겠다고 했는데 그것은 나를 봐주기 위한 것이 아니었다. 나는 金총장과 일면식도 없었다. 그는 법률가의 양심을 갖고 안된다고 했다. 그 때문에 나는 김태정 총장을 바른 법조인으로 봤다."

金대통령은 옷 사건 때 金장관을 바꾸지 않은 이유도 말했다. "죄가 없다고 결론이 나왔는데 어떻게 해임하나. 나는 나와 같이 일한 사람이 많이 있었지만 그 사람들이 나를 버리지 않을 때 희생시킨 적이 없다. 대통령이 그런 자세를 견지하지 않으면 장관들이 충성하지 않고 눈치만 볼 것이다. 민심을 몰라 유임시킨 것이 아니다."

金대통령은 계속 말을 이어갔다. 그러면서 조폐공사 파문으로 그를 해임시킨 이유를 말했다. "실언이 일파만파의 영향을 미치고 있고, 부하 감독을 잘못한 상관의 책임이 크기 때문이다. 책임질 일이 있으면 책임을 지우겠다는 것이 내 뜻이다. 그래서 국정조사를 받도록 지시했다."

金대통령은 이어 국민회의 의원들에게 당부했다. "여성들이 무리지어 고급 의상실을 다닌 것은 잘못이다. 장관 부인이 개입된 것은 더 잘못이다. 잘못에 대해 꾸중할 수도 있고 매를 때리기도 하고 감옥에 보내거나 사형에 처할 수도 있다. 그런데 문제는 정치를 흔들어서는 안된다. 우리 언론이 마녀사냥 여론몰이를 했다는 얘기가 있다. 언론도 이번에 한 일에 대해 검토해야 한다.정치개혁을 더이상 미룰 수 없다."

金대통령은 언론에 대한 불편한 심기도 표출했다. 그러면서 정치개혁의 당위성을 역설했다.

金대통령은 만찬에 앞서 검찰 간부들을 청와대로 불러서도 간곡한 당부를 했다.

그는 "대통령도 잠시고 여러분도 잠시다. 그러나 검찰은 영원하다" 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검찰이 바로설 것을 다시 주문했다.

이연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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