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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탁꾸미기도 예술…생활공예 식기 인기몰이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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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접시 하나, 종지 하나에서도 예술의 입김을 느끼고 싶다. '생활 공예 도기가 최근 주부들 사이에 큰 인기를 얻고 있다.

과거에는 찻잔.머그잔 정도에서나 '생활 공예품' 을 찾았으나 이제는 일반 접시나 찬기 등 식기 전반에 생활 공예의 인기가 스며들고 있는 것. 또 이들 생활 공예는 상류층의 혼수.예단 등으로 많이 사용됐었지만 이즈음에는 저렴한 가격대의 제품들이 많이 선보이면서 '한 점 두 점' 생활 공예 자기를 사모으는 주부들도 크게 늘고 있다.

주부 배현정 (40) 씨는 "시간이 나면 인사동 등에 들러 생활 공예 식기를 구경하고 한 두 점 구입한다" 며 "식탁에 예쁘게 차려 놓으면 기분이 산뜻해진다" 고 말했다.

생활 공예 식기를 구할 수 있는 대표적인 곳은 인사동 일대 점포와 서울 강남의 압구정동.신사동 일대의 생활 공예 갤러리 들. 생활 공예 갤러리들은 보통 내로라 하는 작가의 값비싼 제품만 취급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몇 만원대로 구입 할 수 있는 '예술의 향취 가득한' 식기들도 적지않다.

서울 압구정동 갤러리 선에는 홍대 미대 등에서 공부한 젊은 30대 작가들의 공예 식기들이 갖추어져 있다. 접시가 크기에 따라 1만~3만원, 화병 5~6만원 등 일반인도 접근 할 수 있는 가격이다.

갤러리 선 임옥희 실장은 "분위기를 즐기는 40~50대 주부들이 많이 찾는다" 며 "마음에 드는 식기를 한 점 발견하면 너무 행복해한다" 고 전한다.

생활 자기 뿐 아니라 금속공예, 수예 등 각종 생활 공예품을 모두 취급하는 갤러리 선은 이들 생활 공예품을 한자리에 모아 보여주는 '써니의 집들이' 전시회를 22일부터 30일까지 가진다.

침실.욕실.거실.화장실 등을 갤러리에 모델하우스처럼 만들고 그 안의 가구와 소품을 모두 생활 공예로 채워 보여주는 것. 신혼 부부가 생활 공예로 집들이를 한다면 어떤 모습일까를 보여주는 전시회다.

서울 신사동 광림교회 일대에는 골목을 사이에 두고 토아토갤러리.핸드&마인즈.크래프트 하우스 등이 자리하고 있다. 이들 갤러리들은 전시장에 생활공예 작품들을 전시하면서 한편으로 판매장에서 금속.섬유.자기 등의 생활 공예품을 판매한다.

이중 토아토갤러리가 특히 널찍한 판매장을 갖추고 생활자기를 많이 취급하고 있다. 토아토갤러리 조정아씨는 "세트로 한꺼번에 구입하자면 부담이 많은 만큼 같은 작가의 것을 한 두 개씩 사는 것도 요령" 이라고 전한다.

이밖에 서울 평창동의 가나 아트 스페이스, 대학로의 목금토크래프트 스페이스도 잘 알려진 생활 공예 전문점 들이다.

일반인들이 생활자기를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곳은 역시 전통의 거리 인사동. 통인가게 등 규모와 역사를 자랑하는 곳으로부터 수많은 자기 점포들이 밀집해 있어 생활자기를 고르는 데는 천국이다.

통인가게의 경우 1층에는 수 백종의 생활 자기가 판매되고 있고, 2층에는 혼수.예단용에 적합한 반상기 세트 등이 전시돼있다. 지하 갤러리에서는 수시로 자기 전시회가 개최된다. 1백여 명 작가가 자신의 혼이 들어간 작품들을 공급하는데 아무리 잘 팔린다 해도 같은 작품이 계속 나오지는 않고 수시로 바뀐다.

통인가게 장계현 큐레이터는 "예단용으로는 보수적인 백자 유기 세트가 많이 나가고 일반 판매용으로는 감각이 살아있는 작품들이 선호된다" 고 설명한다.

'샐러드 그릇으로 분청 그릇을 써야겠다' '앞 접시만 분장 도기로 갖춰야지' 하는 30~40대 감각추구형 주부들이 많다고. 여름에는 음식이 산뜻해 보이는 백자가, 여타 계절에는 분청사기.분장 도기가 많이 나간다.

한편 비교적 대량생산을 하면서 유명 브랜드로 자리잡은 생활자기 업체로 '광주요 (廣州窯)' 가 있다. 갤러리아.롯데.신세계.현대 백화점과 인사동점, 신사동 직영매장의 판매체제를 갖추고 고정 고객을 확보하고 있다.

이경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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