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데이비스 팀플레이 무시 '사고뭉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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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또 쟤가 사고쳤구만. " 7 - 7로 팽팽했던 지난 2일 롯데 - 한화전. 한화의 연장 마지막 11회말 공격이 1루주자 데이비스의 도루 실패로 허탈하게 끝나자 이를 지켜보던 한화 관계자의 입에서 나온 말이다.

11회말 볼넷으로 출루한 데이비스는 2사 1루에서 이날 2타점을 올리며 컨디션이 좋았던 장종훈이 타석에 들어섰는데 무리하게 2루도루를 감행하다 아웃돼 희망의 불씨를 꺼뜨리고 말았다.

시즌 초반 공.수.주 3박자를 가장 완벽하게 갖춘 '보배' 로 여겨졌던 용병 데이비스가 최근 이른바 '원맨 게임' 을 펼치며 애물단지로 전락, 구단관계자들의 골머리를 썩이고 있다.

데이비스는 2일 현재 타율 0.309 (19위) 로 한화 타자들 가운데 가장 높은 순위에 올라 있고 도루 (17개.3위).홈런 (11개)에서도 발군의 기록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겉으로만 화려한 성적을 올리며 실속은 오히려 팀 분위기를 망치고 있다는 게 관계자들의 하소연이다. 누상에 나가기만 하면 타자와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도루를 시도하는데다 타석에서도 후속타자를 의식하지 않고 큰 것 한방을 노리다 맥을 끊어놓기 일쑤라는 것.

여기에다 타석에서 거친 항의를 일삼다 심판들과 언쟁을 벌여 벤치의 분위기를 흐려놓기도 한다는 것이다.

데이비스는 2일 경기에서도 9회말 삼진당한 뒤 최규순 주심과 이규석 1루심이 들릴 정도로 욕을 하다가 경고를 받았다. 한화로서는 하나도 득이 되지 않는 장면이었다.

감독 12경기 출장정지와 유승안 코치 부인의 입원 등으로 내환에 시달리고 있는 한화로서는 '데이비스 길들이기' 가 또다른 고민거리로 떠오른 셈이다.

대전 = 이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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