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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로비 수사] 검찰 수사결과 발표 (요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5면

[수사착수 배경]

99년 5월 24일부터 언론에서 신동아그룹 최순영 회장의 처 이형자가 남편의 사법처리를 모면하기 위해 검찰총장 등 장관급 부인들이 구입한 의류대금을 대납하는 등 로비를 하였다는 취지의 의혹이 제기됐다.

같은달 28일 고소인 연정희가 최순영 회장에 대한 구속방침을 말한 사실도 없고, 앙드레 김.라스포사 등에서 수천만원대의 옷을 구입한 사실도 없으며, 배정숙 등을 통해 그 대금을 피고소인에게 대납하도록 한 사실이 없는데 피고소인 이형자가 마치 그러한 사실이 있는 것처럼 언론사에 자료를 배포하여 명예를 훼손당하였다고 서울지검에 고소함에 따라 수사에 착수했다.

[배정숙씨 행적]

배정숙은 98년 11월 초순 이형자와 사돈관계인 조모씨의 '낮은 울타리' 모임 가입이 연정희의 반대로 무산된 후 이형자의 사돈 회사도 최순영의 외화도피 사건에 연루되지 않았나 걱정돼 같은달 중순 세종문화회관 커피숍에서 조씨를 만나 "비가 오면 우산을 준비해야 한다" 고 말했다.

이형자는 98년 12월 14일 배정숙으로부터 최순영의 사법처리는 물론 사돈 회사까지 문제가 된다는 말을 듣고 다음날 공항터미널에서 배정숙을 다시 만나 "사돈네 회사만 걱정해 주지 말고 우리도 좀 도와달라" 는 부탁을 했다.

배정숙은 12월 16일 앙드레 김 의상실에 연정희와 함께 갔을 때 연정희에게 블라우스 1점 (30만원 상당) 을 선물한 후 다른 의류점에 들를 때마다 연정희에게 옷을 사주려 했다.

12월 17일 앙드레 김 매장에서 그 전날 맞춘 옷을 가봉하기 위해 찾아온 연정희를 다시 만나 "최회장이 외자유치를 못하면 어떻게 되느냐" 고 묻고 연정희의 "어렵지 않겠느냐" 는 대답을 들었다.

12월 18일 점심 무렵 라스포사에 들러 정일순에게 "고급 손님을 모시고 올테니 고급 물건을 준비해 놓으라" 고 한 뒤 그날 오후 횃불선교원에서 이형자에게 "장관 부인들이 라스포사에서 밍크코트 등을 입어보는데 기천만원이 되겠더라" 며 대납해 달라는 암시를 하였는데 이형자로부터 대납 요구를 거절당했다.

결국 12월 18일 이후 배정숙은 두 차례에 걸쳐 실체가 없는 옷값 대납 요구를 이형자로부터 거절당하자 이형자에 대한 감정이 극도로 악화돼 그녀에게 연락하거나 그녀를 만난 일이 없었고, 그에 따라 배정숙의 로비시도는 그 시점부터 무산된 것으로 판단된다.

[구속방침 누설여부]

연정희가 최순영 회장에 대하여 언급한 것은 두 차례였다.

98년 11월 초순 신라호텔 로비에서 배정숙은 이형자의 사돈 조씨를 불러내 연정희.이모씨에게 소개시키고 '낮은 울타리' 모임에 가입시키자고 제의했다.

그녀가 최회장 사돈이란 사실을 알게 된 연정희는 오해의 소지가 있다면서 조씨의 가입을 반대하여 가입이 무산됐다.

98년 12월 중순 앙드레 김 의상실에서 배정숙이 "최회장이 외자유치가 안되면 어떻게 되겠느냐" 고 묻자 연정희는 "외자유치가 안되면 어렵지 않겠어요" 라고 대답한 적이 있다.

연정희가 조씨의 모임 가입을 반대하면서 말한 내용은 검찰총장의 부인으로서 수사대상 기업 회장의 사돈과 모임을 같이 하는 것이 다른 사람으로부터 오해를 받을 우려가 있다는 취지이고, 앙드레 김 의상실에서 배정숙에게 말한 내용은 언론보도를 통해 최회장의 사법처리가 외자유치 관계로 보류되고 있다는 것이 널리 알려진 상태에서 일반인이라면 누구라도 할 수 있는 의례적으로 한 것에 불과함.

[의류구입 내역]

▶라스포사 = 12월 9일 연정희.배정숙은 이모씨.작가 전모씨.최모권사 등과 함께 라스포사를 방문해 연정희는 검은색 투피스 1벌 (40만원).회색 투피스 1벌 (30만원).베이지색 롱코트 1점 (70만원) 을 구입했다.

배정숙은 검은색 투피스 1벌 (45만원) 을, 작가 전씨는 롱코트와 스카프 (1백10만원) 를 구입하였음. 같은해 12월 26일 연정희.배정숙은 이씨.작가 전씨 등과 함께 라스포사를 방문, 연정희는 베이지색 재킷 1점 (40만원).스카프 1점 (10만원) 을 구입하고 이씨는 검은색 투피스 1벌 (40만원) 을 구입했음.

▶앙드레 김 의상실 = 12월 16일께 연정희.배정숙.이씨와 작가 전씨는 앙드레 김 의상실을 방문하여 연정희는 블라우스 1점 (40만원).투피스 1벌 (80만원) 을 맞추고 배정숙은 블라우스 1점 (30만원) 을 연정희에게 선물했다.

▶나나브띠끄 = 12월 16일 앙드레 김 의상실을 나온 후 연정희.배정숙은 이씨와 함께 나나브띠끄를 방문, 연정희는 진열된 니트코트 (2백50만원 상당) 를 보고 마음에 들면 구입할 생각으로 가져갔으나 치수가 맞지 않아 반품했음.

▶페라가모 = 의류를 구입한 사실이 없음.

[결론]

증거들을 종합하면 이형자는 남편의 구명운동을 위해 배정숙에게 접근하였고 배정숙은 연정희를 통해 이형자 남편과 그 사돈의 선처를 부탁하려고 의도했으나 실제로 연정희에게 한번도 부탁을 해보지 못하였고 그것과 관련하여 의류 등을 사준 일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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