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혐오시설 빅딜 추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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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서울시와 경기도간에 오.폐수와 쓰레기를 맞바꿔 처리하는 혐오시설 '빅딜' 이 추진되고 있다.

즉 서울 구로구에서 배출되는 쓰레기는 경기도 광명시에서 처리해 주는 대신 광명에서 발생되는 오.폐수는 서울시가 운영하는 가양 하수처리장에서 각각 처리한다는 것이다.

두 자치단체는 지난달 21일 열린 수도권 행정협의회에서 이같은 교환처리에 의견을 같이하고 처리비용 분담방법 등 구체적 추진계획을 마련중이다.

광명시의 경우 지난 83년 이후 하루 12만1천t규모의 하수를 가양하수처리장에 위탁처리하고 하면서 연간 18억여원을 지불하고 있다.

광명시는 당초 1천6백55억원을 들여 하루 20만t 처리 규모의 하수처리장을 신설한다는 계획을 세웠으나 주민반대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구로구도 천왕동에 6백32억원을 들여 하루 3백t 처리규모의 쓰레기 소각장을 신설한다는 계획을 세워놓았으나 주민 반발 때문에 사실상 무산된 상태다.

이에따라 두 자치단체는 ▶처리비용 분담 방안 ▶교환처리량 배분 방법 ▶주민들의 민원해결 방안 등 실무차원의 협의를 벌이고 있다.

광명시에는 하루 3백t을 처리할 수 있는 가학동 쓰레기 소각장이 있으며 이곳에 구로구의 쓰레기를 하루 2백t까지 받을 수 있다.

광명시는 구로구 쓰레기 처리비용으로 3백억원 가량을 요구하고 있다.

이재율 (李載律) 경기도 정책기획관은 "지자제 이후 자치단체마다 혐오시설 설치에 많은 예산이 낭비되고 있는 실정" 이라며 "인접 지자체끼리 기존 시설을 적절히 이용하면 환경오염도 줄이고 예산도 절약할 수 있을 것" 이라고 말했다.

두 자치단체는 오는 9월 인천에서 열리는 수도권 행정협의회에 이를 정식안건으로 상정해 구체적 합의를 이끌어 낼 방침이다.

정재헌.장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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