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뉴욕선 정상외교 전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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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세계의 시선은 미국 뉴욕으로 쏠린다. 100여 개국 정상이 참석하는 유엔 기후변화 정상회의와 유엔 총회가 열리기 때문이다. 더욱이 미국·중국·일본·러시아와 유럽·중동·아프리카 정상까지 총출동해 정상외교를 펼친다.

이명박 대통령과 부인 김윤옥 여사는 20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뉴욕에 도착해 5박6일간의 정상외교 일정을 시작한다. 이 대통령은 기후변화 정상회의에서 케빈 러드 호주 총리와 함께 그룹별로 진행되는 정상 원탁회의를 공동 주재한다. 또 취임 후 처음으로 유엔총회 기조연설(23일)을 통해 핵 비확산, 기후변화, 저이산화탄소 녹색성장, 기초 자원 관리, 유엔 개혁 등에 대한 입장을 피력할 예정이다. 23일 뉴욕에서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일본 총리 취임 이후 첫 한·일 정상회담을 하는 등 방미 기간 중 10여 개국 정상들과 양자회담도 할 예정이다. 총회엔 북한 박길연 외무성 부상도 참석할 예정이어서 북·미 간 대화 채널이 가동될 가능성이 있다.

◆MB, “기후변화 대처는 십시일반의 자세로”=지난 9일 영어로 녹화된 이 대통령의 기후변화 관련 연설 동영상은 기후변화 정상회의 개최에 맞춰 유엔 홈페이지와 유튜브(YouTube)에 게시될 예정이다.

3분 분량의 연설에서 이 대통령은 “기후변화는 우리 시대의 가장 심각한 도전 중 하나지만, 우리의 삶을 더 나은 방향으로 전환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그는 “아시아에 십시일반(十匙一飯)이란 격언이 있는데 ‘밥 열 숟가락이 한 그릇이 된다’는 말”이라며 “이 시점에서 중요한 것은 숟가락의 크기가 아니라 기꺼이 함께 노력하는 의지”라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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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정상회의의 가장 큰 변수는 미·중의 신경전이다. 개발도상국을 대표한 중국은 “지난 150년 동안 온실가스를 배출한 책임은 선진국에 있다”며 “선진국이 온실가스 배출을 2020년까지 1990년 대비 40% 줄이라”고 요구하고 있다. 선진국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치는 10~30%다. 반면 교토의정서에서 탈퇴했던 미국은 새 협정에 참여하는 대신 감축 목표를 낮춰 잡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하토야마 일본 총리는 목표치를 기존 8%에서 25%로 높이는 것을 골자로 한 ‘하토야마 이니셔티브’를 제안할 예정이다.

◆안보리 정상회의 주재하는 오바마=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4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정상회의를 주재한다. 주제는 핵 확산 금지다. 미 대통령이 안보리 회의를 주재하는 건 처음이다. 유엔 총회에 처음 데뷔하는 하토야마 총리,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의 행보도 주목된다. 중동 평화협상의 돌파구를 열기 위해 미국·이스라엘·팔레스타인 3자 직접 대화도 한다.

◆MB “출구전략 쓰기엔 위험 존재”=이 대통령은 주요 20개국(G20) 금융정상회의(24~25일·피츠버그)에도 참석한다. 정보센터 홈페이지에 올린 기고문에서 이 대통령은 “실질적인 출구전략으로 나아가기에는 현재 세계 경제에 상당한 하방위험이 존재한다”며 “G20 정상들은 세계 경제가 견실한 회복세로 돌아서는 시점에 출구전략을 적시에 이행할 수 있도록 적절히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는 “국제사회는 지금까지 상당히 효과적으로 취해 온 정책(경기확장 정책)들을 너무 조급하게 종료함으로써 세계 경제가 소위 ‘더블딥(경기가 회복됐다 다시 침체에 빠지는 이중 침체현상) 침체’에 빠질 가능성에 더욱 주의해야 한다”며 “출구전략의 이행에 있어서도 국제적인 공조 노력이 중요하다는 점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강조했다.

뉴욕=정경민 특파원, 서승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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