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7번 지방도 의왕 청계동 내리막길 보름마다 사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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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개통 6개월만에 13건의 교통사고가 발생, 7명이 숨지고 17명 (중상 12, 경상 5명) 이 중경상을 입은 도로가 있다.

보름에 한건꼴로 사고가 발생한 셈이다.

지난해 11월 개통된 57번 지방도 (분당~평촌) 중 분당에서 안양방향으로 가는 의왕시청계동247 동양원 주유소 앞 내리막 구간이 그 곳. 의왕 시계 (市界) 고갯마루를 넘으면서 시작되는 왕복 4차선의 이 구간은 가파르고 굴곡이 심한 S자 내리막길이 1.2㎞ 계속된다.

대부분의 운전자가 힘겹게 고갯길을 넘어와 이 코스로 접어들면서 시속 1백㎞가 넘는 과속으로 달린다.

그러나 주유소 인근 내리막 길 마지막 지점에서 우측으로 핸들을 꺾지 못해 중앙선을 넘어 마주오던 차와 정면충돌하게된다.

워낙 빠른 속도로 달리다보니 사고가 났다하면 대부분 사망, 또는 중상이다.

그래서 운전자들 사이에선 이 구간이 '죽음의 코스' 로 불린다.

지난 24일 오전 7시쯤 분당에서 안양 방향으로 가던 엘란트라 승용차 (운전자 김남규.39.성남시분당구금곡동)가 바로 이 지점에서 마주 오던 세피아 승용차 (운전자 임중재.43.안양시만안구박달동) 와 정면으로 충돌, 운전자 2명이 모두 숨졌다.

또 지난 1월 새벽 같은 지점에서 승용차끼리 정면 충돌, 운전자와 승객4명이 전원 숨졌다.

이처럼 사고가 잇따르는 것은 운전자들의 부주의도 있지만 중앙분리대 등 안전시설이 제대로 설치돼 있지 않기 때문으로 지적되고 있다.

더욱이 중앙분리대 설치를 놓고 경기도와 의왕시가 서로 책임을 미루고 있다.

경기도 건설안전관리본부측은 "이미 의왕시에 이 도로를 인계했기 때문에 당연히 의왕시가 설치해야 한다" 는 입장이고 의왕시는 "경기도가 건설했기 때문에 도에서 예산을 내 놓아야 한다" 고 맞서고 있다.

정재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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