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세희기자에게 물어보세요] 배에서 꾸르륵 소리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9면

<문> 저는 남들보다 배가 빨리 고파지고 배고플 때마다 '꾸르륵' 소리가 너무 크게 납니다. 긴장하면 소리가 더 시끄럽게 나 중요한 일이 있을 땐 미리 음식을 많이 먹어둬 소화도 안돼요. 물만 먹어도 장 (腸)에 물 흐르는 소리가 들리기도 합니다. 웬 일일까요 (경남양산 23세 대학생).

<답> 소화를 담당하는 위와 대장은 하루 24시간 움직이기 때문에 소리는 늘 나지만 배에 귀나 청진기를 대고 집중해야 들리지요. 그런데 이 소리가 본인이 들릴 정도라면 '복명 (腹鳴)' 이라고 합니다.

가장 흔한 원인은 장운동이 지나치게 활발한 기능성 위장장애 때문이죠. 위는 통상 1분에 세 번 정도 수축하는데 이런 분은 이 횟수가 더 잦은 겁니다.

장운동이 늦으면 늘 속이 더부룩하지만 장운동을 많이 하면 위장에서 음식이 빨리 밑으로 내려가므로 식후에 배도 빨리 고프고 장운동 소리도 크게 나는 거랍니다. 위장 뿐 아니라 대장수축도 지나치게 활발하면 무른 변을 자주 보게 되죠.

이 병은 음식에 따라 증상이 심해지거나 좋아질 수 있어요. 우선 콜라.사이다.환타 등 가스가 많은 청량음료와 장에서 발효가 잘되는 콩은 삼가세요. 간혹 우유를 마시면 증상이 나빠지는 분이 있는데 이런 분이라면 일반적인 우유.유제품을 피하고 유당이 분해된 우유를 마셔야 해요. 섬유질이 많은 야채는 증상을 개선하며 규칙적인 운동.단전호흡도 도움이 됩니다.

이렇게 했는데도 증상이 계속되면 내과전문의 처방을 받아 장운동을 늦추는 약을 복용하도록 하세요.

황세희 기자

◇ 상담을 원하시는 분은 문의내용을 생활과학팀 팩스 (02 - 751 - 5627) 로 보내주십시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