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6회 징크스' 깼다…시즌 4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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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이날도 승패의 운명은 '마의 6회' 에 갈렸다. 6회만 되면 박찬호 (26.LA 다저스)에게 등을 돌렸던 승리의 여신은 이날 언제 그랬느냐는 듯 박에게 달콤한 승리를 안겼다.

박찬호가 자신을 3승에 붙들어 맸던 '6회 징크스' 를 날려버리고 23일만에 1승을 추가, 시즌 4승째를 올렸다. 박은 27일 (이하 한국시간) 신시내티 레즈와의 원정경기에서 7이닝 동안 6안타 3실점으로 상대 타선을 막아내 팀의 9 - 3 승리를 이끌었다.

박은 솔로홈런 2발을 허용했으나 4, 5회 연속 만루 위기에서 동료들의 호수비와 위기관리 능력으로 1점만 내주며 꿋꿋하게 버텼다. 행운의 6회 초에는 결승득점까지 올리며 지난 4일 몬트리올전 이후 목말랐던 승리의 갈증을 풀었다.

이날 투수코치와 3루코치를 교체하며 최근의 침체된 팀 분위기를 일신한 다저스는 1회초 2점을 먼저 얻어 박의 발걸음을 가볍게 해줬다. 그러나 박은 2회말 션 케이시에게 솔로홈런을 내준 뒤 4회 말에는 1사만루에서 마크 루이스의 희생플라이성 타구를 우익수 라울 몬데시가 놓치며 1루주자만 2루에서 아웃시키는 사이 2 - 2 동점을 허용했다.

그러나 지난 10일과 16일 승리의 문턱에서 박의 발목을 붙들었던 6회는 이날만은 박의 편이었다. 박은 6회초 선두타자로 등장, 3루수 실책으로 2루까지 진루하며 찬스를 만들었고 다저스는 화이트의 번트안타와 에릭 영.게리 셰필드의 연속 2루타, 아드리안 벨트레의 2점홈런 등으로 대거 6점을 뽑아내며 승부를 갈랐다.

다저스 수비진은 이날 1회말 영, 4회말 마크 그루질라넥, 5회말 셰필드가 박의 실점을 막아주는 결정적인 호수비를 펼쳐 케빈 브라운이 박에게 충고한 "야구는 혼자만의 게임이 아니다" 는 말이 실감나게 했다.

박은 시즌 4승3패, 방어율 4.68을 기록했으며 6월 1일 오전 2시30분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의 원정경기에 출전한다.

이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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