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밀밀' 진가신 감독 할리우드 데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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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3면

홍콩의 80년대, 대륙에서 건너온 젊은 남녀의 삶과 사랑을 아련하게 그린 홍콩영화 '첨밀밀' (甛蜜蜜) .일상적인 개인사를 통해 시대의 변화와 상처를 소박하게 그려내 국내에도 적잖은 영화팬들을 확보하고 있는 영화다.

'첨밀밀' 의 성공에 힘입어 할리우드로 진출한 진가신 감독의 첫 미국영화 '러브레터' 가 개봉돼 화제다. 일본에서 이미 감성연출가로 알려진 이와이 슈운지 감독의 영화와 제목이 같지만 내용은 물론 전혀 다르다.

드림웍스 제작으로 프로덕션을 이끌고 있는 스티븐 스필버그의 부인인 케이트 캡쇼가 프로듀싱을 맡고 주연배우로 출연해 더욱 화제를 모았다.

영화는 뉴잉글랜드의 작은 마을에 도착한 한 통의 열정적인 러브레터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일을 그린 것. 뉴욕타임즈에 난 북 리뷰를 본 캡쇼가 제작을 추진했고 '첨밀밀' 을 인상깊게 보았던 그녀가 감독으로 진가신을 꼽았다고 한다.

진감독은 "이 영화가 사람들이 어떤 관계를 지키려 몸부림치면서도 한편으로 잃어버린 그 무엇을 그리워한다는 점이 매력적이었다" 고 설명한다.

진감독의 할리우드 진출은 특히 지난주 열린 '러브레터' 의 시사회에서 할리우드를 주름잡고 있는 '중국파워' 를 과시했다는 점에서도 화제다.

진감독의 할리우드 데뷔를 축하하기 위해 현재 캐나다 캘거리에 거주하고 있는 성룡과 애니메이션 '개미' 의 수석 애니메이터로 활약한 라만 후이 등이 직접 로스앤젤레스를 찾은 것. 라만 은 진감독의 유치원 동창생이기도 하다.

현재 할리우드에선 '첩혈쌍웅' 의 할리우드 버전격인 '페이스 오프' 를 연출한 우위썬 감독, '리플레이스먼트' '커럽터' 에 주연한 주윤발, 지난 23일 폐막한 칸영화제에 출품된 '황제와 자객' 의 첸 카이거 감독 등이 활약 중이다.

'스타워즈' 열풍이 뜨거운 가운데 개봉된 이 영화는 박스오피스에선 그다지 주목받지 못하고 있는 상태. 그러나 드림웍스 내에선 저예산으로 만들어진 이 영화에 대해 대체로 긍정적 평가가 우세한 분위기다. '러브레터' 는 오는 가을쯤 국내에서 개봉될 예정.

이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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