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美 'E3 임쇼' 올 특징] 장르허물고 조작 쉬워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2면

지난 13일부터 15일까지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의 게임 잔치 E3 (Electronic Entertainment Expo) 는 전세계 4백여 업체가 2천여종의 게임 및 관련 주변 기기를 출품해 역대 어느 대회보다 성황을 이뤘다.

올 E3에 출품된 게임들의 두드러진 특징은 두 가지. 첫째는 장르의 구분을 파괴하는 크로스오버적 특징이 눈에 띄었다. 롤플레잉 게임에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을 가미한 '디아블로2' , 액션과 롤플레잉 게임을 넘나드는 '하프라이프2' 등이 눈길을 끈 작품이었다.

한 장르에 몰입하지 않고 여러 장르의 장점을 골고루 채택하는 방식이 크게 어필한다고 컴퓨터게임업계는 예상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둘째, 출시된 게임들은 난이도를 대폭 낮춰 누구나 간단하게 플레이 요령을 배울 수 있게 했다. 난이도가 높아 게이머들이 멀리했던 '실버' 의 새 버전은 누구나 간편하게 조작할 수 있도록 개정했으며, '스타워즈 레이싱' 역시 쉽게 즐길 수 있는 좋은 게임이었다.

앞서 말한 장르탈피적 성격과 맞물려 게임의 경향이 특정 장르를 고집하기보다는 쉽게 즐기는 쪽으로 기울고 있는 것이다. 딱히 이런 방식이 좋다 나쁘다 말할 수는 없지만 어쨌든 더 많은 소비자를 끌어들일 수 있다는 측면에서는 환영할 만하다.

게임에 사용되는 기술은 3차원 그래픽 환경으로 가는 것이 전 세계적인 흐름이었다. 3차원 그래픽 기술의 장점은 가상현실 구현에 있다. 화려한 3차원 그래픽 환경을 바탕으로 하면서도 진행의 속도가 떨어지지 않는 액션 슈팅 게임 '퀘이크3' 도 놀라운 작품이었다.

3차원 그래픽 환경 구성에 관한 기술에 있어서도 미국은 가장 강한 면모를 드러냈다. E3 전시회를 참관하면서 세계 게임 시장에도 마치 할리우드와 제3세계의 영화를 보는 듯한 차이가 난다는 인상을 받았다.

유럽과 일본쪽에서도 좋은 작품이 꾸준히 선보이고는 있지만 미국의 물량공세는 가히 천문학적이었다. 전시회장 내의 부스만 보더라도 미국이 얼마나 많은 돈을 광고에 쏟아붓고 있는지 알 수 있었다.

한국에서는 멀티스페이스를 비롯, 지오인터랙티브.한빛소프트.KRG소프트 등 17개 업체가 한국공동관에서 최신작을 시연했고, 5개 업체가 총 70만 달러의 계약 실적을 올렸다.

전민수 (멀티스페이스 대표)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