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삭발군단' 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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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그래, 깎자 깎아. " 프로야구에 너도나도, 여기저기에서 '삭발 투혼' 이 유행처럼 번진다.

머리를 깎아 정신력을 추스르고 운동에만 전념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한창나이에 머리에 물도 들이고 누구처럼 길러서 묶어보고도 싶지만 그 '손질' 에 들어가는 시간에 야구생각만 하겠다는 뜻이다.

20일까지 홈구장 8연패의 부진에 빠진 해태 선수단이 맨 앞에 섰다.

20일 두산과의 광주 홈경기 직전 애국가가 연주되자 수비에 나선 9명의 해태선수 가운데 5명의 머리가 빛났다.

짧은 정도가 아니라 아예 머리카락이 없다.

호랑이굴 광주에는 이미 유기중.오철민.유동훈 (이상 투수).정성훈.이호준.샌더스.브릭스 (이상 야수)가 삭발로 하위권 탈출의 의지를 표출했다.

20일에는 투수 소소경.박진철까지 '빛나리' 대열에 합류했다.

그런 해태가 드림리그 최하위를 면치 못하자 선수들이 '삭발' 로 뭉친 것이다.

해태 선수들 말고도 최태원 (쌍방울).스미스 (삼성)가 팀 분위기 쇄신과 함께 스스로 부진에서 탈피하기 위한 발판으로 삭발을 했다.

조성민 (요미우리 자이언츠) 은 팔꿈치 수술 뒤 재활의지를 삭발로 표현했고, 박찬호 (LA 다저스) 는 머리를 깎는 대신 수염을 깎아 최근의 부진에서 벗어나겠다는 의지를 표현하고 있다.

광주 = 이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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