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생 2명 교내연못서 익사 참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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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동아리 회장을 대학 축제기간 교내 연못에 던져 빠뜨리는 그릇된 전통 때문에 서울대생 2명이 숨졌다.

19일 0시30분쯤 서울관악구신림동 서울대 캠퍼스에서 이 대학 문화이론 동아리 '한멋' 소속 학생 4명이 동아리 회장 신왕수 (申王秀.20.섬유고분자공학과2) 군을 교내 연못인 '자하연' 에 던져 申군이 숨지고 申군을 구하기 위해 물속에 뛰어든 강민구 (姜民九.19.응용화학부1) 군도 함께 숨졌다.

숨진 申군 등 동아리 회원 20여명은 18일 오후 9시쯤부터 학생회관 3층 동아리방에서 지난 17일부터 시작된 대학축제기간을 맞아 '동아리의 밤' 행사를 열며 술자리를 벌였다.

소주 15병 정도를 나눠 마시며 취기가 오르자 학생들 사이에 "전통에 따라 회장을 연못에 빠뜨리자" 는 의견이 모아졌다.

학생들은 申군을 본관 옆 자하연으로 데려가 연못을 가로지른 4m 높이의 다리 위에서 申군의 팔다리를 붙잡고 연못에 던졌다.

평소 1.5m에 불과한 연못은 18일 오후부터 내린 비로 수심이 2m 넘게 불어 있었다.

술에 취한데다 수영을 못하는 申군이 연못에서 허우적거리자 이에 놀란 李모 (20.원자핵공학과2) 군 등 네명이 뛰어들었다가 세명은 다시 연못을 나왔으나 姜군은 미처 빠져나오지 못하고 숨졌다.

동아리 회장을 연못에 빠뜨리는 전통에 따라 申군 이외에도 18일 밤 학생 10여명이 연못에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申군을 연못에 던진 李군 등 학생 3명을 과실치사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최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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