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지약물 먹이기등 돈에 눈먼 美의사 의학실험 사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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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돈벌이에 눈이 먼 한 의사의 의학실험 사기극이 알려지면서 미국에서는 의약품의 안전성에 관한 논란이 한창이다.

주인공은 미 캘리포니아주에서 병원.연구소를 운영하는 로버트 피데스 (54) 박사. 그는 지난 10여년동안 유명 제약회사와 2백여건의 계약을 체결, 약의 효능을 실험해 왔다.

하지만 지난 96년 연구소 직원이 그의 불법적 연구를 폭로, 피데스는 최근 15개월의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피데스의 연구방법은 그야말로 불법적 사례의 '전시관' .예를 들어 95년 연구소는 미국의 제약회사 머크사 (社) 의 고혈압 치료제 '코자르' 의 임상시험을 실시했다.

대상은 고혈압으로 고생하는 70세 여성.하지만 그녀는 약을 먹자마자 혈압이 급격히 상승, 기절했다.

피데스는 연구원의 실험중지 요구를 거절한 뒤 "이 약이 효과가 있다" 고 주장, 머크사로부터 용역비를 받아냈다.

이밖에도 환자에게 금지약물 먹이기, 증세가 다른 환자를 대상으로 의약품 효능실험, 환자가 아닌 병원 여직원으로부터 소변 채집, 실험수치 조작 등 혀를 내두를 정도로 온갖 기발한 방법을 동원했다.

뉴욕타임스지는 17일자에서 "피데스는 이렇게 번 돈으로 BMW.페라리 등 고급차를 타고 다녔으며 케이맨 군도의 해변에 저택을 구입할 예정이었다" 고 17일 보도했다.

하재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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