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테등 '시비공원'조성 나선 외대 용인 오한진 부총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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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세계적으로 유명한 문호들의 시구를 늘 접하게 되면 우리 학생들의 문학성도 절로 넓어지지 않을까요. 세계화는 바로 이런 데서부터 출발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한국외국어대 용인캠퍼스 오한진 (吳漢鎭.64) 부총장은 국내 대학으로는 처음으로 교내에 세계 시비 (詩碑) 공원을 조성하는 이유를 이렇게 말했다.

현재 완공된 시비의 주인공은 괴테와 셰익스피어. 금년이 괴테탄생 2백50주년인 점과 엘리자베스 2세 영국여왕의 한국 방문을 기념하기 위해 전세계 문호중 가장 먼저 '낙점' 됐다.

괴테 시비에는 동양사상을 대변하는 '은행나뭇잎' 이, 셰익스피어 시비에는 '햄릿' 의 대사중 일부인 "죽느냐 사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가 앞뒤 원문과 번역문으로 각각 담겨 있다.

너비 2m.높이 1m50㎝.두께 1m정도 되는 4t 상당의 화강암으로 된 이 비석의 제작경비는 3백만원선. 셰익스피어 시비는 상경대 남용택 교수가, 괴테 시비는 독어과 동창중 두명이 사재를 털어 제작했다.

吳부총장은 7월 4일 미국 독립기념일을 기념한 미국 시인 (미정) 의 시비와 러시아의 대문호 푸슈킨의 시비도 올해안에 완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외국 캠퍼스를 가 보면 곳곳에 유명 사상가의 어록을 새겨놓는 경우가 많지요. 이런 것들이 알게 모르게 학풍을 형성하고 학생들의 정서에도 많은 도움을 준다고 봅니다. "

吳부총장은 현재 외국어대 용인캠퍼스에는 27개 외국어학과가 있으며 세계 각국 시성 (詩聖) 들을 한자리에 모으겠다는 교수.학생.동문들의 의욕이 학과별로 대단하다고 덧붙였다.

정형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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