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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민교회 이단 공방] 한기총 '개인신격화…이단규정'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6면

11일 밤 방송사상 초유의 정규방송 중단사고를 일으킨 만민중앙교회는 오래 전부터 이단 시비를 빚어 왔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지덕)에 만민중앙교회 李재록 목사에 대한 이단성 심의가 접수된 것은 지난해 말. 한기총 사무총장 정연택 장로에 따르면 이 교회 출신 교역자 및 신도 등이 방대한 분량의 고발자료를 보내와 한기총 이단사이비대책위원회 (위원장 최건호)에 넘겼다.

위원회는 이 자료와 만민중앙교회에서 보내온 자료를 종합 분석해 지난 4월 '이재록씨에 대한 연구보고서' 를 냈다.

이 보고서는 ▶계시관▶종말론 및 내세관▶인죄론 (因罪論) ▶교회론▶구원론 및 이재록의 신격화 등 5개 부문에 걸쳐 분석한 결과 "이재록은 극단적인 신비주의 형태의 이단자" 로 결론을 내렸다.

이를 토대로 한기총은 지난달 30일 '한국 교회는 이재록의 이단성을 직시하고 초교파적으로 연합해 철저히 대처할 것을 천명한다' 는 성명서를 만장일치로 냈다.

이같은 한기총 보고서를 계기로 취재에 들어가 지난 11일 방영하려다 중단된 'PD수첩' 의 방송 내용은 크게 네부분으로 구성됐다.

첫째, 만민중앙교회 교리와 李목사 개인 신격화 문제. '만민중앙교회에만 하나님이 오신다' '아브라함 등 선지자도 자기가 부르면 사장이 전무를 부르는 것처럼 온다' '李목사의 모습이 해와 달과 별에 나타나 전세계에서 볼 수 있으며 심지어 헌금 봉투에도 나타난다' 는 식으로 李목사가 살아있는 신으로 추앙되고 있다는 내용을 비판하고 있다.

둘째는 금융비리. 李목사가 소속 신도 수백명의 보증을 받거나 그들의 이름으로 수백억원을 융자받았고 이중 상당수는 자신의 의사에 반해 보증을 서거나 명의를 빌려줘 다수의 피해자가 발생할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셋째는 병치료 능력과 도박 문제. 李목사가 소경이 눈을 뜨고 앉은뱅이도 일어서도록 하는 신유 (神癒) 능력을 가졌다고 과장 선전했다는 것. 또한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도박으로 거액을 날렸다는 부분이다.

넷째는 신도들 성추행 의혹. 이 부분은 서울지법 남부지원의 방영불가 판정으로 빠지게 됐다.

한편 만민중앙교회는 12일 오전 李재호 부목사 주재로 기자간담회를 열고 한기총의 이단 규정과 MBC사태에 대한 입장을 표명했다.

李부목사는 한기총의 이단규정 성명서에 대해 ▶계시관과 인죄론의 이단성 주장은 복잡한 교리적 문제로 함부로 규정할 수 없는 것이고 ▶이재록 목사는 한번도 예수재림을 못박아 종말론을 퍼뜨린 적이 없으며▶李목사는 자신을 신격화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이경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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