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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2때 겪은 '5.18' 책으로 펴낸 최재천 변호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3면

"5.18 광주민주화운동 희생자들에 대한 개인적 채무를 다소나마 벗어난 기분입니다. "

최근 5.18 광주민주화운동 관련 재판의 의미와 과제를 담은 책 '끝나지 않은 5.18 (유스티니아누스 출판사)' 을 펴낸 최재천 (崔載千.36) 변호사는 "어릴 때부터 마음 속에 간직했던 과제를 정리했다" 고 밝혔다.

崔변호사는 광주일고 2년 재학중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맞아 현장을 누구보다 생생하게 체험했다고 한다.

당시 문학소년이었던 그는 전남도청 앞과 금남로 일대를 부지런히 쫓아다니고 밤이면 집에 돌아와 깨알같이 기록했다.

어린 눈으로도 당시 시위가 역사적인 사건으로 보여 기록으로 남겨야 한다고 생각했다.

시위대로 오인돼 계엄군에 연행되는 위기를 맞기도 했던 그는 당시 비망록을 이사하는 과정에서 잃어버렸다.

그는 "이 때문에 오히려 마음의 부채감이 더 컸던 것 같다" 며 "이후 인권문제에 나름대로 관심을 갖게 된 것도 5.18 민주화운동에 대한 개인적 체험 때문이었다" 고 말했다.

그는 지난 96년 10월께 '광주학살자 처벌법과 특별법 제정운동' 이 거세게 일 때 대검찰청 앞에서 민변 소속 변호사들과 함께 시위를 벌였다.

또 '5.18' 로 유죄판결을 받았던 인사들의 재심청구에서 무료변론인단에 자원, 변론을 맡기도 했다.

그는 지난 97년 8월 대한변협의 인권보고서 11집에 '12.12, 5.18 재판의 의미와 과제' 로 기고했던 논문을 보강해 이번에 책을 냈다.

崔변호사는 "재판은 과거를 청산하는 하나의 방법에 불과하기 때문에 후세 역사를 위해서도 진상규명 등에 대한 작업은 계속돼야 할 것" 이라고 강조했다.

전남대를 나와 87년 사법시험에 합격한 후 93년 3월 서울에서 개업, 인권 및 의료소송 전문 변호사로 활동해왔다.

광주 = 천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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