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신저 전 美국무장관 '대중 유화책' 촉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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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나토의 유고주재 중국 대사관 오폭으로 미.중 관계에 파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헨리 키신저 전 미 국무장관이 대중 (對中) 유화정책을 촉구했다.

대중 수교과정에서 핵심역할을 했던 키신저는 일본 요미우리 (讀賣) 신문 기고를 통해 "아시아에는 전략적 세력 균형이 이뤄져 있는 만큼 대중 대결정책은 필요없다" 고 강조했다.

다음은 그 요약.

리처드 닉슨 대통령 이래 미국은 대중 협력을 외교의 축으로 삼아왔다.

그러나 최근 대중 경제제재를 단행하자는 주장이 나오고, 중국은 태평양지역의 군사적 위협으로 간주되는 분위기다.

하지만 중국과의 대결은 중대한 결과를 초래한다.

중국의 5천년 역사는 활력과 강인함을 증명하고 있다.

이런 나라를 복종시키려는 시도는 터무니 없다.

미.중 적대관계가 굳어지면 미국의 선택의 폭은 좁아진다.

중국은 고전적 마르크시즘에서 보면 공산주의 국가가 아니다.

공산당이라는 집권당을 가진 권위주의 국가일 뿐이다.

만약 중국이 무력으로 이웃나라를 억압하면 미국은 반드시 저항할 것이다.

미국은 그러나 과거 동유럽처럼 대중 봉쇄정책을 구축할 필요가 없다.

일본의 군사력은 기술과 현대장비 면에서 적어도 15년 동안 중국을 앞설 것이고 한국도 근대적인 육군과 공군전력을 갖추고 있다.

양국은 모두 미국과의 동맹관계다.

중국에 대한 공포가 확산되고 있지만 동서 냉전때와는 다르다.

중국은 겨우 20개의 전략 핵을 갖고 있으며 가까운 장래에 중국에는 폭발적인 성장보다 경제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이 더 크다.

미국은 잠재적인 경쟁상대를 견제하기보다 경쟁을 통한 번영을 추구해야 하며 중국이 국제시장 시스템에 참가해 그 제약을 받는 것을 환영해야 한다.

정리 = 오영환 도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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