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인터내셔널 내년 매각 … 한화·포스코 등서 관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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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대우인터내셔널 매각이 관심이다. 우선 덩치가 크다. 주식시장에서는 이 회사의 가치를 4조5000억원 안팎으로 보고 있다.

경영권을 행사할 수 있는 50% 이상 지분을 확보하는 데는 2조5000억~3조원가량이 들 것으로 점쳐진다. 게다가 지금도 세계 각국에서 광물자원 개발사업을 벌이고 있다. 국내 주요 기업들이 눈독을 들이는 이유 중 하나다.

15일 자산관리공사에 따르면 이달 중 공적자금관리위원회에서 이 회사의 매각 방안이 결정된다. 이어 다음 달에 주간사가 선정될 예정이다. 이후 매각 공고를 내고 내년 상반기까지는 매각을 마친다는 게 공사 측의 계획이다. 자산관리공사 우종철 팀장은 “가격과 국익 등을 고려해 매각 방식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대우인터내셔널의 인수합병(M&A)이 주목받는 것은 이 회사가 보유한 교보생명 지분(492만 주·24%) 때문이다. 자체 평가액은 5380억원. 주당 10만9340원꼴이다. 더욱이 교보생명은 앞으로 주식시장 상장이 예상되고 있다. 그만큼 가치상승 기대가 높다는 얘기다. 최근 메리츠증권 보고서엔 ‘대우인터내셔널을 인수한 기업은 교보생명 경영 참여가 가능하다’고까지 돼 있다. 이에 교보생명은 “대주주 지분과 우호 지분의 합이 60%에 이른다. 대우인터내셔널의 지분 매각이 경영에 전혀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고 반박하고 있다.

대우인터내셔널은 또 세계 각국에서 9개 에너지 개발사업과 6개 광물자원 개발사업을 진행 중이다. 미얀마 가스전, 마다가스카르 니켈광산 등 매장량을 공인받은 곳이 대부분이다. 특히 미얀마 가스전의 가치는 국제 천연가스 가격에 따라 변동이 크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미얀마 가스전의 매장량은 4.53TCF(조 입방피트)로 평가받는데, 1㎜btu(28.26㎥)당 가격이 7달러일 경우 가치는 1조5507억원이고 9달러면 2조4000억원에 달한다.

이처럼 교보 지분과 자원개발 사업에 대한 평가, 매각 방식에 따라 대우인터내셔널의 기업가치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현재 이 회사에 관심을 갖는 기업은 한화와 포스코. 김승연 한화 회장은 최근 “매물로 나오면 검토해 보겠다”고 말했다. 포스코도 매각 조건에 따라 다르겠지만 좋은 매물은 어디라도 관심이 있다는 입장이다.

SK와 STX도 인수 후보군으로 언급된다. 대신증권 정연우 애널리스트는 “올해 말쯤이면 그간 매각의 걸림돌로 여겨졌던 미얀마 가스전의 가치 산정이 어느 정도 가능해지고 생명보험사 상장과 맞물려 관심이 높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염태정 기자

◆대우인터내셔널=1967년 김우중 전 회장이 세운 ㈜대우실업이 모태. 2000년 ㈜대우의 무역·건설부문이 3개 회사로 분할하면서 무역법인으로 새롭게 출범했다. 지난해 매출액은 11조458억원, 영업이익은 1563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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