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 유고수도 무차별 공습…중국대사관 대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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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베이징.베오그라드 = 유상철 특파원, 외신종합]북대서양조약기구 (나토) 는 7일 밤 (현지시간) 유고연방 수도 베오그라드 시내 주요 시설물에 대해 유고공습 이래 가장 집중적인 폭격을 가했다.

이 과정에서 유고주재 중국대사관과 관저가 대부분 파괴됐으며 대사관내에 있던 직원 중 2명이 사망하고 2명 실종.20여명이 부상하는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사망자 중에는 중국 관영 신화통신 기자 사오윈환 (邵云環.48.여) 이 포함됐다.

중국은 정부성명을 발표, "미국을 우두머리로 하는 나토가 서슴없이 3개의 미사일로 각각 다른 각도에서 (5층 건물인) 중국대사관을 습격했다" 면서 친화쑨 (秦華孫) 유엔 주재 중국대사를 통해 유엔 안보리 긴급회의 개최를 요청했다. 秦대사는 안보리에서 "나토는 공습을 무조건 중단하라" 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나토 사령부는 8일 성명을 발표, "유고군 지휘부와 특수 경찰부대간의 연락망을 파괴하려던 것이었지 중국대사관 건물을 의도적으로 폭격한 것은 아니었다" 며 "이로 인한 피해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고 밝혔다.

피터 벌리 유엔주재 미국대사도 "중국대사관을 공격한 것이 나토 폭탄인지 여부는 확실치 않다" 면서도 "그러나 나토 폭탄인 경우 우리는 사과한다" 고 말했다.

그러나 G8 외무장관의 평화안 합의로 모처럼 해결 가닥을 잡아가던 코소보사태는 이번 사건으로 인해 뜻밖의 외교분쟁으로 비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날 나토군의 파상공격은 유고연방이 서방선진7개국과 러시아를 포함하는 G8의 평화안을 수용하도록 압박하기 위한 것으로, 나토는 베오그라드와 유고 제3의 도시인 니스 등 곳곳에 크루즈 미사일을 발사하고 인명살상에 가공할 만한 무기로 알려진 집속탄 (集束彈) 을 투하했다.

니스의 공항과 노비사드의 방송중계시설을 폭격하는 과정에서 병원 주차장과 인근 시장 등에도 폭탄이 떨어져 15명이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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