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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칵테일] '숨슨 수비수' 두산 볼보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8면

프로야구 두산에는 '제10의 수비수' 가 있었다. 두산은 2일 한화와의 잠실 홈경기에서 1루측 볼보이 이모 (25) 씨의 맹활약 (?) 덕을 단단히 볼 뻔했다.

1회초 한화의 무사 1루 찬스. 2번 이영우가 두산 투수 이광우의 볼을 힘껏 끌어당겨 1루수 우즈와 1루 베이스 사이를 뚫고 파울지역으로 굴러가는 2루타성 타구를 날렸다.

그러나 1루심의 사인을 보지 못한 볼보이는 파울로 오인, 공을 낚아채고 말았다. 주심은 즉시 경기중단을 선언한 뒤 야구규칙 3.16 (타구.송구가 방해받았을 때 심판원은 방해가 없었을 때 어떤 상태가 됐을까를 판단해 조치한다)에 따라 2루타를 인정했다.

허탈한 쪽은 1루주자 데이비스. 빠른 발을 이용, 충분히 홈을 파고들 수 있었으나 두산 볼보이의 과감한 수비 (?)에 가로막혀 3루에 머물러야 한 것.

유학준비를 하면서 아르바이트삼아 올시즌 개막부터 볼보이를 시작한 이씨는 자신의 실수를 뒤늦게 깨닫고 고개를 푹 숙인 채 모호한 웃음만 지었다.

잠시후 최익성의 적시타로 데이비스와 이영우는 모두 홈인, 한화팬들의 원망은 수그러들었지만 볼보이로서 생명은 경각에 달한 상태.

심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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