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극단 '모시는 사람들' 8년째 낙도 순회공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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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아동극 전문 극단 '모시는 사람들' (대표 金貞淑) 단원들은 벌써부터 오는 24일이 기다려진다.

충남옹진 자월.소야도, 충남보령 호도, 전북부안 위도, 전남신안 장산.우이도 등 낙도 (落島) 6곳 무료 순회 공연 일정이 잡혔기 때문이다.

서울 계몽아트홀에서 1일부터 시작되는 뮤지컬 '방정환의 사랑의 선물' 공연준비에 바쁘지만 낙도 어린이들의 초롱한 눈망울과 기뻐하는 모습을 떠올리면 벌써부터 가슴이 벅차다.

장봉.사곶.암태도 등 이름조차 생소한 서해, 남해의 벽지 도서 30곳을 찾아 무료 순회 공연을 펼친 지 올해로 8년째. 한해에 5~6곳을 열흘 정도 일정으로 방문한다.

극단의 金대표는 "낙도 어린이들은 극단이 직접 찾아가야 연극을 볼 수 있겠다는 생각에서 공연을 시작하게 됐다" 고 말했다.

공연은 철저히 경비절약형으로 운영된다.

직행항로가 없는 섬과 섬을 이어가기 위해 7~8시간의 배멀미를 견뎌가며 바다를 건넜다.

배우와 스텝 전원이 무거운 무대세트와 의상 꾸러미를 짊어져 가며 비포장 도로를 걸었다.

지난 해 11월 충남보령시주교면의 송도에 자리잡은 송악초등학교 송도분교에서의 공연이 아직도 생생하다.

교실 세 칸에 전교생이 10명인 외딴 섬 분교. 책상을 모두 밀어버린 교실 바닥에 연극을 생전 처음 접하는 어린이들을 위한 무대가 꾸려졌다.

연출자 이재훤 (30) 씨는 "해맑은 아이들의 웃음과 눈빛을 보고 오히려 연기 하는 배우들이 감동을 받을 정도" 라고 말했다.

이번 순회 공연에는 단원 30명 중 16명이 두 팀으로 나뉘어 섬 3곳씩을 맡아 노래극 '불효자 꺼꾸리전' 과 '콩쥐랑 팥쥐랑' 을 선 보일 계획이다.

'모시는…' 사람들은 '사계절' '보리' 등 아동도서 출판사로부터 책 6백여권을 기증 받아 낙도 어린이들에게 전달할 계획이다.

02 - 336 - 9210

성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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