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민주화운동세력 힘합쳐 지역감정 해소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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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장애인 문병설씨가 지난 3월 1일 '지역감정 타파' 를 외치며 경남 마산을 출발, 4월 21일까지 52일간의 전국 도보일주를 마쳤다.

몸이 불편한 문씨는 두달에 걸쳐 생업을 포기하고 5천리에 이르는 전국을 도보로 일주했다.

그 과정에서 국민들이 보인 반응은 때론 격려도 있었으나 대부분은 '이상한 사람' 으로 백안시하는 경우도 많았다고 한다.

또한 지역감정을 통해 이득을 본 국민을 만나거나 들을 수 없었고, 지역감정이라는 정신적 피해의식만을 모두들 가지고 있었다고 한다.

단지 지역감정을 통해 이득을 본 것은 일부 정치인과 특정 정치집단들 뿐이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보일주를 마친 문씨 본인도 마음속에 지역감정이 피해의식으로 자리하고 있음을 부인하지 않았다.

최초로 '지역감정' 을 조작, 유포시킨 자와 세력을 탓하기에 앞서 해방 후 국민의 피와 고뇌를 통해 형성된 정치적 도덕성을 지닌 민주화운동 세력이 지역감정을 해소하는 데 앞장서야 한다.

99년은 4.19의거 39년이 되는 해다.

39년 전 고귀한 국민의 희생으로 선언된 이 땅의 민주화운동은 국민적인 '새로운 국가창조 운동' 으로 승화돼야 한다.

실체가 없는 지역감정은 이제 이 땅의 민주화와 새로운 국가창조의 최대 걸림돌이자 장벽으로 존재하고 있다.

민주화운동 세력은 지난 독재정권과의 힘겨운 싸움 과정에서 스스로 알지 못하는 사이에 습관화된 적대적 전투정치를 종결하고 국민.국가의 이익과 미래를 위한 상생의 경쟁정치를 선도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이념에 따른 대통합과 정계개편이 필요하다.

조익현 <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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