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3 '춤꾼' 신지식인 됐다…전주고 장길웅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1면

"대학입시를 앞둔 학생이 공부는 않고 춤이나 추러 다닌다는 편견을 씻게 돼 기쁩니다. " 최근 문화관광부로부터 '신지식' 청소년으로 선정된 전북 전주고 3학년 장길웅 (張吉雄.19) 군은 친구.후배 5명 (김명수.양종명.송화수.한영석.조영찬) 으로 구성된 춤 동아리 '엘프 (개구쟁이)' 의 리더.

1년 전 결성된 엘프는 지난해 전북지역에서 열린 각종 청소년 댄스경연대회의 상을 휩쓸었다.

지난해 6월 전주방송 주최 청소년 뮤직 콘테스트' 대상, 10월 전북도 '청소년 창작 그룹댄스 경연대회' 대상 등. 張군은 전주동초등학교 6학년 소풍 장기자랑 때 TV에서 본 대로 음악에 맞춰 몸을 흔들었는데도 큰 박수를 받고 춤에 소질이 있음을 깨달았다.

이를 계기로 댄스그룹 멤버였던 이종사촌형에게 브레이크 댄스, 안무의 기본 등을 배우기 시작했다.

중학교에 들어가 '최고의 춤꾼' 을 향한 꿈을 버리지 않고 연습에 매진하던 張군은 "할 짓이 없어 딴따라냐. 대학에도 못간다" 는 아버지 (張連燮.54.운수업) 의 완강한 반대에 부닥쳤다.

그러나 2남2녀 중 막내인 張군은 형과 누나들이 "요즘에는 뭐든지 한 가지만 잘하면 된다" 고 아버지를 설득한 덕에 계속 춤을 출 수 있었다.

전주고 황기연 (黃騏淵) 교장도 지난해 6월 張군 등의 연습 모습을 보고는 "정서 순화에 도움이 되고 실력이 뛰어나다" 며 엘프를 건전 동아리로 지정, 연습실을 마련해 줬다.

'신지식인' 으로 선정된 뒤 각급 학교에서 공연 요청이 잇따라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는 張군은 "대학에서 무용을 전공, 안무가가 돼 한국무용을 접목시킨 대중적인 우리 춤을 선보이겠다" 고 말했다.

전주 = 장대석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