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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2모작 재취업 컨설팅 의뢰인 박화용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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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중소기업 성장에 밑거름이되고 싶다는 박화용씨. 새로운 길을 향해 발걸음을 힘차게 옮기고 있다. [강정현 기자]

박화용(58)씨는 정통 자동차 엔지니어다. 대학을 졸업한 뒤 ㈜대우자동차(현 GM대우) 연구소에 입사해 18년간 근무하며 수석연구원을 지냈다. 박씨가 맡은 분야는 자동차 설계. 대우자동차 재직 당시 자동차용 교류발전기를 국산화해 원가를 절감하고 자동차용 전조등, 오디오시스템 등 다양한 분야의 상품 설계 및 연구를 맡아 성과를 냈다. 공로를 인정받아 재직 중 사장상을 두 번이나 받았다.

1996년 회사에서 퇴직한 이후에도 독일 지멘스와 대우차의 합작 부품회사인 ㈜켐스코에 입사해 신제품 라인 생산팀, 생산부장을 거쳤다. 2006년부터는 독일계 회사인 루커 코리아의 COO(최고 업무 집행 책임자)로 근무하면서 자동차와 부품 설계 관련 영업 및 자문을 맡았다. 루커는 세계 42개 지사를 갖춘 자동차 디자인 전문회사다. 현재 세계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GM대우의 제품 중 상당수가 그의 손길을 거쳤다.

엔지니어로만 살았지만 영업 분야에서도 탁월한 능력을 발휘했다. 평생을 한 분야에서 일하며 쌓은 인적 네트워크 덕분이었다. 2006년 그가 루커 코리아에 입사할 당시 10억원대였던 회사의 매출은 2년여 만에 90억원대로 올랐다. 하지만 지난해 금융위기 여파로 독일 본사가 한국 철수를 결정하면서 물러났다.

박씨의 꿈은 중소기업의 기술자문역이 되는 것이다. 엔지니어로서 자신의 경험과 지식을 중소기업들에 전수하고 싶은 마음이다. 자동차는 물론 전자·전기를 기반으로 한 관련 분야의 신제품 기획 및 설계 능력을 갖췄다. 2년여 동안 인력관리 전문회사 부사장을 지낸 경험도 있어 조직 운영에도 밝다. 그는 “경험과 기술이 부족해 수익을 내지 못하는 중소기업들을 볼 때마다 안타까운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꾸준히 체력 관리를 해 건강에도 문제가 없다. 중소기업 성장에 밑거름이 되고 싶다”는 게 그의 포부다.

이수기 기자

주요 경력

●루커 코리아(Ruecker Korea) COO(2006년 5월~2009년 1월)

- 자동차 및 부품 설계 관련 영업 및 자문

●Zeniel-One(인력관리 전문회사) 부사장(2003년 9월~2006년 4월) - 총괄관리(영업·마케팅 등)

●㈜ATT R&D 상무이사(2002년 7월~2003년 5월) - 전기자동차 설계 및 협력업체 관리

●㈜KEMSCO(독일 지멘스 합작회사), Actuator 생산부장 등(1997년 7월~2001년 3월)

●㈜대우자동차 연구소, 수석연구원 등(1978년 11월~1996년 11월) - 설계실, 사양개발팀 등 근무

학력 한양대학교 공과대학 전기과 졸업 희망 직종 중견·중소 제조업체 희망 직무 기술자문역

인생2모작 재취업 프로젝트 의뢰인 박화용씨
“매출 9배 늘렸다” 전 직장서 쌓은 업적 강조하라

이번 주 자문단

장국찬 대한상공회의소 인력개발사업단 능력개발실장

기술교육 분야 전문가. 한국산업인력공단에서 직업훈련 교사로 13년 동안 일했다. 1994년부터 대한상공회의소 인력개발사업단에서 기술교육 업무를 맡고 있다. 노동부 중소기업훈련컨소시엄 사업팀장으로 2년간 일했다.

최영숙 서울일자리플러스센터 청장년상담알선팀장

공공기관·민간업체·연구기관·대학을 두루 거친 직업 컨설팅 전문가. 국가보훈처 제대군인지원센터 전문상담사, 한국고용정보원 동향분석팀 전문연구원, 용인대 종합인력개발센터 직업상담사로 일했다.

(1) 서류 컨설팅
기술자문 자리에 어울리는 역량 보여줘야

박화용씨의 이력서와 경력기술서는 업적과 재직 기간 등이 깔끔하고 일목요연하게 정리돼 있다. 어떤 것을 써야 하는지 아는 것 자체가 전문가라는 방증이다. 박씨는 자동차 설계 분야에서만 23년간의 경력을 쌓았다. 하지만 경력기술서만으로는 어떤 분야에서 일하고 싶어하는지 명확하게 보이지 않는다. 포부나 계획 등을 담은 별도의 자기소개서를 마련하는 게 좋겠다.

평생을 자동차 디자인 분야에 바쳐 온 박화용씨가 차에 올라 환하게 웃고 있다. [강정현 기자]

박씨의 이력서가 2001년 이전의 경험들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물론 그 이후의 경력들도 간단하게나마 언급하고 있지만 서류에 적힌 주요 성과나 수상 경력, 교육연수 경험 등은 모두 대우자동차 재직 당시가 중심이다. 경력기술서 역시 연대기 순으로 작성되다 보니 첫 직장인 대우차에 관한 이야기가 주다. 가장 중시해야 할 직전 직장(루커 코리아)에서의 업적이 거의 없다는 것은 문제다. 입사 2년 만에 10억원대의 매출을 90억원대까지 늘렸다는 것도 면접과정을 통해 알았다. 차라리 최근 경력을 중심으로 역순으로 적어라. 박씨는 또 컨설팅 도중 “이전 회사를 그만둘 때 독일 본사에서 회사를 인수해 달라는 제안을 받았었다”고 했다. 외국계 회사가 지사 소속 직원에게 인수를 제안했다는 것은 박씨가 그만큼 능력을 인정받았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이를 객관적으로 입증할 만한 추천서나 사실확인서 등을 미리 확보해 놓는 게 좋겠다.

2001년 3월까지 박씨는 명실상부한 엔지니어였다. 하지만 2002년부터는 관리업무를 주로 한 것으로 보인다. 물론 2003년 5월까지 전기자동차 업체인 ㈜ATT R&D에서 상무이사로 근무하긴 했지만, 직급 등을 감안할 때 인사담당자들은 그가 관리자 역할을 했을 것이라 생각할 수밖에 없다. 만일 엔지니어로서의 경력을 강조하고 싶다면 그곳에서 어떤 일을 했는지 명확하게 정리하라. 박씨는 또 실제 디자인 현장에서 일하는 엔지니어가 아니라 자문역·교육 담당 등을 원한다. 나이 등을 감안할 때 현실적인 생각이다. 그러나 이런 꿈을 가졌다면 구직서류를 이 방향에 맞춰 더 보강해야 한다. 그는 “기술자문역을 원한다”고 했지만, 정작 경력서에는 엔지니어로서의 경험만 잔뜩 나열되어 있기 때문이다. 자기소개서 등을 통해 기술자문역으로서 어떤 구상을 가지고 있는지 그리고 어떤 핵심 역량을 가졌는지 보여달라.

(2) 면접 컨설팅
과도한 자신감은 신뢰 떨어뜨려

Q 직전 직장에서 업무와 퇴직 사유는 무엇인가.

A 루커 코리아라는 독일계 회사에서 COO로 근무했다. 쉽게 말해 루커 코리아는 자동차 설계 도면을 그리는 용역회사다. 이 분야에서 축적된 경험과 하이테크 기술력을 바탕으로 국내 자동차 회사는 물론 유럽·일본·중국 등 회사에도 솔루션을 수출해 그 역량을 인정받았다. 회사에서는 자동차 디자인보다는 영업활동에 주력했다. 입사 2년 만에 10억원대의 매출을 90억원대까지 끌어올렸다. 하지만 지난해 금융위기로 독일 본사가 한국 철수를 결정하면서 퇴사하게 됐다.

Q 올 초 퇴직하고 8개월이 흘렀다. 구직활동은 했나.

A 본격적인 구직활동을 하지는 않았고 한동안은 체력을 보강할 필요성을 느꼈다. 몇 년 동안 밤낮없이 일했더니 체력이 가장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8개월간 운동을 많이 한 덕분에 체력은 굉장히 좋아졌다. 운동은 주로 헬스와 골프 연습을 했다. 꾸준히 몸을 다진 덕인지 어떤 일을 맡아도 체력적으로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지금은 놀고 있다.

Q 전직에 대한 의지가 강해 보인다. 혹시 계획이 있다면.

모의면접 중인 박화용씨(오른쪽).

A 돈보다는 내가 가진 경험을 전수해줄 수 있는 분야가 좋겠다. 거기에 따라 약간의 보수가 있으면 더 좋을 것이고. 중소기업의 기술고문역 같은 것을 해보고 싶다. 그동안은 자동차 분야에서 근무를 했지만, 전기나 기계라는 것 자체가 생산공정상 일정 부분 공통점을 띠게 마련이다. 얼마든지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가급적 영업 분야는 피하고 싶다. 대우차에서 퇴직한 이후 다른 회사들을 다니면서 상당 부분 영업을 많이 했었다.

Q 연봉은 얼마나 생각하는가.

A 돈은 중요치 않다. 사람들은 전 직장에서도 내가 경력에 비하면 적은 급여를 받았다며 놀란다. 하지만 젊을 때에는 급여가 참 중요했지만 지금은 그런 나이는 지났다는 생각이다. 금전적인 보상보다는 지금까지 교육받고 익힌 것들을 사회를 위해 쏟아낼 때라고 생각한다. 대신, 돌아다니면서 업무를 볼 수 있도록 차량 한 대 정도가 제공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 박화식씨의 첫 인상은 자신감이 넘쳐 보인다. 나이에 비해 젊고 매력적으로 보이는 외모도 강점이다. 꾸준한 운동으로 몸을 다졌고, 23년 넘게 한 분야에서 일한 경험과 지식이 자신감의 근거다. 하지만 넘치는 자신감 때문인지 면접에 임하는 자세는 부족한 점이 많았다. 박씨는 자신과 비슷한 상황의 구직자들이 범하는 오류를 그대로 반복했다. 나이와 경험이 많은 탓에 면접에서 지나치게 긴장하지 않은 탓이다. 면접관이 자신보다 젊더라도 기본적인 예의를 갖춰야 한다. 박씨 정도의 경력을 가진 사람은 인사 담당의 1차 면접을 거친 다음 바로 최고경영자나 임원진 면접을 보게 된다. 임원 면접에 오르기 위해선 인사 담당자 면접을 우선 통과해야 한다. 물론 네트워크나 소개를 통해 바로 임원 면접에 이르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박씨는 “내가 예전에 뭐였는데…”로 시작하는 불필요한 주변 설명이 너무 많았다. 질문에 대한 짧고 명쾌한 대답이 요구된다. 지나치게 자신감이 넘치다 보니 대답의 진정성에도 의문이 간다는 반응이 나왔다.

서울일자리플러스센터 최영숙 청장년상담알선팀장은 “면접장에서의 과도한 자신감은 오히려 감점 요인”이라며 “자신감을 증명할 수 있는 구체적인 자료나 데이터를 보강하라”고 조언했다.

(3) 종합 컨설팅
경험·인맥 살릴 영업 업무도 지원해 보길

박화용씨는 아까운 인재다. 상대적으로 나이가 많을 뿐 그의 경험과 인적 네트워크는 지금 시장에서도 충분히 통할 만하다. 그러나 넘치는 자신감에 비해 현재 구직 상태는 빨간 불이 켜져 있다. 벌써 7개월가량의 공백이 있다. 이대로 올해가 가면 원하는 일자리를 찾기는 더 어려워진다. 전문적인 경력에도 불구하고 기업의 채용공고를 통해 취업하기에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대한상공회의소 장국찬 능력개발실장은 “지금까지 경력이나 기술적인 부분들을 정리해 셀프마케팅에 나서야 한다”며 “관심이 가는 업체들을 미리 정리해 먼저 이력서를 보내거나 CEO와 직접 접촉하라”고 조언했다. 체면을 따질 것이 아니라 당장은 채용계획이 없더라도 언제든 기회가 있으면 불러달라는 신호를 적극적으로 보내라는 얘기다. 기계나 자동차 관련 인력을 주로 취급하는 헤드헌터도 먼저 연락해보는 게 좋겠다. 업계 동향이나 희망 구인조건, 면접기법 등을 수시로 조언받을 수 있다.

박씨의 강점은 한 분야에서 오랫동안 근무하며 쌓은 인적 네트워크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할 만한 영업 담당 임원이나 부사장 같은 자리보다 생산현장에서 자신의 경험과 기술을 나누는 ‘기술자문역’ 자리를 원한다. ‘하고 싶은 일’과 ‘할 수 있는 일’ 간의 괴리다. 최 팀장은 “본인이 하고 싶은 일만 시켜주는 회사는 없다”며 “영업과 기술자문을 병행하는 조건으로 입사해 점차 기술자문의 비중을 높여가는 게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씨는 아직 입사를 희망하는 기업의 리스트나 기업별로 어떤 정도의 직급으로 갈 수 있을지에 대한 분석도 하지 않았다. 본인 스스로 탁월하다고 믿기 때문에 이런 사전 분석의 필요도 느끼지 못한 탓이다. 그러나 구직은 비슷한 경력자들끼리의 싸움이다. 젊은 인사 담당자들은 “꼭 모셨으면 좋겠다”고 입으로만 얘기할 뿐 정작 면접장에선 깐깐하게 따져 묻게 마련이다. 자신의 경력만 믿을 게 아니라 명쾌한 대응논리와 예상질문 정도는 미리 뽑아 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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