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돋보기] 마트서 초콜릿 사고 양주 빼돌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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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에 사는 이모(28)씨 등 3명은 5월 초 천안의 한 대형마트에서 담배를 훔쳤다. 손님을 가장해 들어간 뒤 직원들의 눈을 피해 드라이버로 담배 보관함을 연 뒤 가방 등에 숨겨 나왔다.

케이스를 제거하면 계산대를 지날 때 센서에 걸리지 않는 점을 악용한 것이다. 담배를 쉽게 훔치자 이들의 범행은 대담해졌다. 이후 양주와 과자 등도 훔쳤다. 이씨의 범행은 이달 초까지 이어졌다. 범행 무대도 천안 전 지역의 대형마트로 늘어났고 절도 건수도 30여 건이나 됐다.

범행수법도 다양해졌다. 이씨 등은 값이 싼 제품을 구입한 뒤 계산이 완료된 스티커를 담배와 초콜릿 등 다소 고가의 제품에 붙이는 수법으로 물건을 바꿔치기 했다. 5000원 도 안 되는 가격표를 고가의 양주 병에 붙여 나오는 수법으로 고가의 양주도 훔쳤다. 이 같은 방법으로 대형마트 등에서 31차례에 걸쳐 625만원 상당의 금품을 훔쳤다.

절도가 이어지자 이를 수상히 여긴 대형마트 측은 CCTV(폐쇄회로)를 통해 20대 후반의 남성이 물건을 훔치는 장면을 확보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다른 매장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있다는 첩보를 입수, 자료를 확보한 뒤 이씨 등 3명을 용의자로 지목하고 천안의 한 빌라에서 검거했다.

경찰은 이씨의 집에서 양주 25병과 초콜릿 50박스 등 피해품을 회수했다.

천안서북경찰서 관계자는 “대형마트에서 계산이 끝난 상품을 다시 매장 안으로 들어가면 ‘계산완료’ 스티커를 해당 상품에 붙여 주는 것을 악용했다”며 “값이 싼 물건을 구매 후 다시 매장에서 담배와 양주 등을 봉지에 넣어 스티커를 붙여 나오는 방법으로 범행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이씨 등은 경찰 조사에서 “한 번 범행에 성공하고 나서 계속해도 문제가 없을 것으로 생각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이씨 등 3명에 대해 상습 절도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신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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