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C 범죄 추적프로 여성 진행자 피살당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영국 BBC방송의 범죄추적 프로그램인 '크라임 워치 (Crime Watch)' 를 진행하고 있는 영국 최고 인기의 방송진행자 질 단도 (38.여)가 26일 낮 집 앞에서 총격을 받아 사망했다.

런던 경찰청에 따르면 단도는 런던 서부의 고급주택가인 풀햄에 있는 자택 밖에서 머리에 총을 맞고 피투성이가 된 상태로 이웃주민들에게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곧 숨졌다.

경찰은 일단 범죄고발 프로그램으로 궁지에 몰리게 된 범죄자나 스토커에 의한 범죄로 추정하고 수사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잘 차려입은 30, 40대 남자가 달아났다" 는 주변의 목격담 외에 달리 단서를 찾지 못하고 있다.

신문기자 출신으로 88년부터 BBC로 옮겨 간판프로그램인 6시뉴스와 아침뉴스를 진행했던 단도는 뛰어난 진행솜씨로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아 '골든 걸' 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특히 95년부터는 인기 레저 프로그램인 '홀리데이' 와 '크라임 워치' 를 동시에 진행하면서 전성기를 누려왔다.

잉글랜드 서남부의 데번 출신인 그녀는 인기를 얻게 된 후 자선활동에도 활발히 참여, 고향의 한 병원을 위한 자선기금 모금운동 등을 벌여왔다.

최근 산부인과 의사인 앨런 파싱과 약혼을 발표했으며 올해안에 결혼, '크라임 워치' 만 남기고 다른 출연 프로그램을 모두 정리한 뒤 조용히 생활하겠다고 밝혀왔다.

엘리자베스 영국 여왕의 대변인은 "단도 피살 소식을 들은 여왕이 큰 충격을 받았으며 깊은 슬픔에 빠졌다" 고 전했고 토니 블레어 총리도 단도가 "재능있는 여성" 이었다고 말하며 애도의 뜻을 표했다.

채인택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