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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스타들 잇단 공연…서울의 여름 달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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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4면

99년 서울 여름. 6월에서 8월까지. 잠실벌에 팝의 거대한 파도가 세차례 몰려온다. 팝팬들이 이름만 들어도 가슴설레일 세계적 스타들이 잇달아 라이브 한마당을 펼치는 것. 팬들로서는 IMF체제 이후 끊어지다시피한 해외스타들의 공연이라서 '가뭄 끝의 단비' 보다 더 반가울 만하다.

그 첫 주자는 미국의 5인조 프로그레시브 메탈밴드 '드림 씨어터' .웅장한 사운드와 극적인 곡 전개로 유난히 한국에서 인기가 높은 밴드다.

미 버클리 음대생 3명이 중심이 돼 결성된 이들은 최고 수준의 연주기량과 꽉 짜여진 구성으로 새로운 음의 세계를 개척했다는 평을 듣는다.

이들은 라이브 무대에서 사운드에 집중적으로 신경을 써 음반을 듣는 듯한 생생한 느낌을 전달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일본의 음악학교인 MI에는 드림 씨어터의 라이브 사운드를 연구하는 학과가 있을 정도다. 즉흥적으로 곡을 풀어가는 잼 연주도 라이브 현장이 아니면 만날 수 없는 색다른 볼거리.

특히 드림 씨어터에는 한국인 2세 베이스 주자 존 명이 활동중이라 눈길을 끈다. 드럼 주자 마이크 포트노이와 함께 밴드의 핵심멤버인 그는 4개의 줄이 달린 일반적인 베이스 대신 6현 베이스를 연주한다는 점도 특이하다.

이번 공연도 존 명의 힘으로 성사된 것. 현재 새 앨범을 녹음하고 있어 공연이 거의 불가능했으나 "아버지 나라의 무대에 서고 싶다" 는 그의 의지가 확고해 적은 개런티에도 불구하고 일정을 잡게 됐다. 6월12일 서울 올림픽 체조경기장. 02 - 3141 - 3488.

같은 달 25일에는 이미 알려진대로 지구촌의 이목을 집중시킬만한 음악축제가 벌어진다. 잠실 올림픽 주경기장에서 열리는 '마이클 잭슨과 친구들' 이 그것.

테너 루치아노 파바로티를 비롯, 전설적인 맹인 가수 스티비 원더, 팝계의 디바 휘트니 휴스턴, 달콤한 R&B그룹 보이즈투맨, 라틴계의 거물 에로스 라마조티 등 당대 최고의 스타들이 한자리에 모이게 된다. 이 행사의 수익금 전액은 세계적십자사와 유네스코, 넬슨 만델라 어린이재단 등에 기부된다.

8월1일에는 당대 최고의 인기밴드들이 한 무대에 서는 록 페스티벌이 개최된다.'아우어 네이션 1999' 로 명명된 이 잔치에는 격렬한 사운드와 정치적인 메시지로 유명한 하드코어 밴드 '레이지 어게인스트 더 머신' 과 록을 방불케 하는 강력한 비트의 테크노 그룹 '프로디지' 가 참여한다.

이들 외에도 퀴어 밴드 '스웨이드' , 커트 코베인의 전 부인 코트니 러브의 밴드 '홀' , 폭발적인 브릿팝 밴드 '애쉬' 등도 참여 가능성이 높다. 올림픽 공원 잔디마당에서 개최되는 이 공연에는 한국의 '크라잉 너트' '크래시' 등도 참가한다.

자선공연 성격인 '마이클 잭슨과 친구들' 외에 이번 팝스타들의 공연은 정확한 액수는 알 수없으나 5만불 미만의 개런티로 성사됐다.

'아시아의 경제위기' 가 잘 알려져 있어 스타들도 많은 금액을 요구하지 않았다고 한다. 또 한국 음반.공연시장의 잠재력 때문에 일종의 '투자' 로 간주한다는 것이다.

"외국 유명 스타들의 공연은 그 자체로도 의미가 있지만, 그들의 선진적인 무대 기술.음향 설비 등을 배울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는 것이 음악평론가 송기철씨의 이야기다.

문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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