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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승희, 데뷔 7년만에 솔로음반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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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류승희의 노래에는 아침햇살 일렁이는 바다 같은 맛이 있다. 그녀의 솔로데뷔앨범 '러브 송즈 포 유' 는 블루스의 미묘함과 스탠다드 재즈의 흥이 깃든 안정된 음색으로 듣는 이를 사로잡는다. 높은 음역으로 치솟아도 전혀 갈라지지 않는 창법이 편안하기 그지없다.

아랫배에서 뿜어 나오는 소리가 워낙 탄탄해 신인가수라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사실 엄격히 말하면 그녀는 신인이 아니다.

92년 이원진과 함께 부른 '시작되는 연인들을 위해' 가 그녀의 데뷔곡이다. 그 후 수없이 많은 무대에서 코러스를 섰고 기타리스트 신윤철과 록밴드 '복숭아' 를 만들어 보컬 활동도 했다.

노래솜씨에 반한 가요제작자들이 여러번 솔로데뷔를 권유했다. 하지만 준비가 부족하다고 판단한 그녀는 주머니를 털어 영국에 음악유학을 떠났다.

솔로음반을 내기까지 닦은 세월이 무려 7년. 음반 타이틀곡 '시간이 지나면' 은 이소라의 '난 행복해' 를 연상시키는 가사 때문에 단연 여성들이 좋아한다.

"시간이 지나면 널 지울 수 있을까/ (중략) 떠나간 후에라도 그댄 내게 여전히 큰 슬픔이 되네/행복해줘 그대" 하지만 류승희의 매력은 이어지는 곡 '널 떠나네' 에서 더 잘 발휘된다. 액체처럼 스멀대는 창법으로 가사의 애절함을 배가시킨 것이다. 터질 듯 솟구치는 고음부에서 그 맛은 절정에 이른다.

류승희는 어릴 적 아바의 '치키티타' 를 간드러지게 뽑는 꼬마 가수였다.

80년대 중고생 시절, 그녀는 당시 FM을 메웠던 팝프로에 빠졌고 자연스레 팝적인 감성을 키웠다.

팝컬럼니스트 김형준 (CBS PD) 씨는 "코러스.듀오로 많이 활동한 그녀는 노래가 대단히 깔끔하고 그 점에서 많은 가능성을 지녔다. " 고 평가한다.

강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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