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 연봉 10년 만에 20배 껑충 …‘맨유의 전설’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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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성(28·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잭팟’을 터뜨렸다.

예상보다 높은 연봉 30% 인상과 2012년 6월까지 장기 계약. 여기에 항간의 방출설을 깨끗이 잠재우고 맨유의 든든한 파트너로 인정받았다는 사실이 무엇보다 큰 의미를 갖는다.

◆최소 8년은 맨유맨으로=박지성이 맨유에 입단하던 2005년 어느 누가 2012년까지 올드 트래퍼드에 머물 것이라고 예상했을까. 세계 최고를 자부하는 맨유에서 8년간 꾸준히 선수 생활을 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박지성의 새 계약은 뜻깊다. 후안 세바스티안 베론(2001∼2003년), 앨런 스미스(2004∼2007년), 루이 사아(2004∼2008년) 등 세계 톱 클래스 선수들도 몇 년을 버티지 못하고 맨유를 떠나야 했다. ‘퍼거슨의 단두대’라는 말이 있을 만큼 알렉스 퍼거슨 맨유 감독은 선수를 내칠 때는 냉정하기로 유명하다. 어느 팀을 막론하고 서른을 앞둔 선수와 재계약할 때는 심사숙고하기 마련이다. 그렇지만 맨유는 별다른 단서를 달지 않고 박지성을 잡았다.

박지성은 “맨유에서 선수 생활을 마치고 싶다”고 말해 왔다. 이번 재계약으로 박지성은 꿈을 이룰 수 있게 됐고, 맨유 팬들에게 ‘전설’로 기억될 기회를 잡았다.

◆10년 만에 4억원에서 73억원으로=박지성이 2000년 교토 퍼플상가(일본)에 입단할 당시 연봉은 4억원(약 4000만 엔) 수준이었다. 그는 PSV 에인트호번(네덜란드)에서 60만 유로(약 8억4000만원)를 받다가 맨유에 입단한 2005년 200만 파운드(약 38억원)로 껑충 뛰어올랐다. 2006년 맨유와 280만 파운드(약 52억원)에 재계약한 그는 매년 300만 파운드(2007~2008 시즌), 310만 파운드(2008~2009 시즌) 등 조금씩 연봉을 올려 받았다. 박지성은 이번에 364만 파운드의 연봉을 보장받으며 10년 만에 20배 가까운 연봉 수직 상승을 기록했다. 한편 박지성은 우승 등 성적에 따른 보너스는 기존 계약과 동일한 수준으로 받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박지성은 연봉과 보너스, 각종 스폰서십, CF 출연료 등을 포함해 매년 최소 120억원 이상을 벌어들이는 ‘축구 재벌’ 자리에 오르게 됐다.

◆맨유 ‘고액 연봉자’ 공동 7위로=박지성은 이번 재계약으로 일본 프로야구 요미우리 자이언츠에서 뛰는 이승엽(6억 엔·78억원)에 이어 올 시즌 한국 스포츠 스타 중 70억원 이상을 받는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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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성의 주급은 올 시즌 맨유 1군에 오른 36명 중 긱스·스콜스·에브라와 더불어 공동 7위권으로 ‘고액 연봉자’ 대열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현재 맨유에서는 퍼디낸드가 12만 파운드(약 2억4000만원)로 최고 주급을 받고 있고, 루니(11만 파운드)·베르바토프(9만 파운드) 등이 뒤를 잇고 있다. 반면 5만 파운드를 받는 오언과 3만 파운드를 받는 나니 등은 박지성보다 낮은 수준이다. 

최원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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